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기를 맞아 송년 음악회가 잇따라 열린다. 중량감 있는 클래식 대형 공연도 마련되고 가족 단위 고객의 눈높이에 맞게 선곡한 편안한 음악회들도 눈에 띈다. 모처럼 대형 공연장에서 클래식에 빠져보거나 소규모 콘서트장에서 취향에 맞는 연주를 즐기면서 한해 동안 묵혀두었던 근심 걱정을 음악에 실어 날려보내는 것도 좋겠다. 마에스트로 정명훈이 이끄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은 말러의 '교향곡 3번'을 송년 음악회 프로그램으로 선곡, 오는 29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연주한다. 교향곡 3번은 100분이 넘는 긴 연주시간으로 유명한데 3악장과 5악장에는 '어린이의 신기한 뿔피리' 등 말러의 가곡을, 4악장에는 니체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구절을 가사로 인용했다. 특히 4악장에서는 전도유망한 성악가에게 주는 캐슬린 페리어상을 수상한 메조소프라노 캐런 카길이 등장한다. 세종문화회관과 예술의전당은 31일 제야음악회를 연다. 한 해의 마지막 밤에 열려 새해 첫 날 새벽에 끝나는 제야음악회는 공연 관람 후 새해의 시작을 관객들과 카운트다운하며 맞는 프로그램이다.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리는 올해 제야음악회는 '사랑'을 주제로 소프라노 조수미와 '오페라의 유령'으로 유명한 뮤지컬 가수 브래드 리틀이 함께 올라 오페라 '카르멘'의 '하바네라'와 베토벤의 '이히리베디히(Ich liebe dich)', 뮤지컬 히트 넘버들을 부른다. 또 박은정이 '사랑 변주곡'을 파이프 오르간 연주로 선보이고 서울시합창단과 재즈 기타리스트 박주원이 '러브 스토리' 등 영화 삽입곡과 슈베르트의 '세레나데' 등 사랑을 주제로 한 곡들을 들려준다.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마련되는 제야음악회에는 서현석이 지휘하는 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 바이올리니스트 신현수와 클라라 주미 강, 첼리스트 송영훈 등이 출연해 브람스 헝가리 무곡 1번, 차이코프스키 '로코코 주제 변주곡' 등을 연주한다. 발레리나 김주원과 발레리노 김현웅도 '백조의 호수'와 '지젤' 하이라이트로 무대에 오른다. 클래식을 좀 더 경쾌하게 즐기고 싶다면 클래식 전용 콘서트홀 '올림푸스홀'에서 19일 열리는'콰르텟 엑스'의 공연도 권할만하다. '콰르텟 엑스'는 정통 클래식과 대중 음악을 넘나들며 현악 4중주의 개념을 새롭게 개척하고 있는 젊은 연주팀으로 리더이자 음악 해설가인 조윤범의 곡 소개가 곁들어져 클래식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올림푸스홀'은 22일 일본 최고의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니시무라 유키에의 콘서트도 연다. 하피스트 곽정도 송년 음악회 '쉐어링 러브(Sharing Love)'를 26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연다. 국제아동돕기연합과 함께하는 이번 공연의 수익금은 전액 연합 후원금 및 불우아동 수술비로 쓰인다. 1부에서는 슈만의 '트로이메라이'와 엘가의 '사랑의 인사', 2부에서는 마이클 잭슨의 '힐 더 월드(Heal The World)' 등이 연주된다. 북서울꿈의숲 아트센터는 18일 바이올리니스트 김수빈, 19일 재즈피아니스트 진보라, 25일 성악가 김동규, 30일 세종나눔 앙상블, 31일 성악가 마리아와 성악 앙상블 비바보체 등의 송년 공연이 잇달아 준비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