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 저금리시대 가계자산 관리

여윤경 이대 소비자·인간발달학과 교수

[기고] 저금리시대 가계자산 관리 여윤경 이대 소비자·인간발달학과 교수 여윤경 이대 소비자·인간발달학과 교수 저금리시대와 고령화 추세에 따라 가계의 자산관리가 중요한 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이런 사회의 흐름은 가계경제에 단기적 충격을 줄 뿐 아니라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저금리 기조는 앞으로 시장금리가 상승한다고 해도 과거의 두 자릿수 금리시대로 되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개별 가계의 입장에서 금리상승만을 기다릴 것이 아니라 금융환경에 적합한 자산관리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저금리시대에 가장 중요한 가계자산관리전략은 ‘분산투자’와 ‘장기투자’이다. 지금처럼 금융환경이 불확실할 때에는 분산투자가 최선책이다. 우리나라 가계의 경우 가계자산이 부동산이나 보험ㆍ저축에 집중된 경향이 두드러지는데 현재와 같이 부동산시장이 불확실한 저금리하에서는 현명한 선택이라고 볼 수 없다. 개별 가계의 입장에서 효과적인 분산투자는 쉽지 않으므로 간접투자상품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분산투자전략이 된다. 또한 투자안목을 짧게 가지면 현재 실질수익률이 마이너스인 저축형상품밖에 특별한 대안이 없는 실정이지만 긴 안목으로 재무목표를 세우고 장기간에 걸쳐 인플레이션을 헤지(hedge)시키면서 수익률을 최대한 증가시킬 수 있는 투자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무엇보다 이자소득에 의존하는 은퇴가계에 치명적이므로 노후대비를 위한 자산관리는 저금리시대일수록 더욱 일찍 시작해 장기적인 투자계획을 세워 철저하게 대비할 필요가 있다. 좋은 투자상품으로 아무리 많은 수익을 냈다고 해도 세금을 과다하게 부담한다면 소용이 없게 된다. 따라서 세금이 없거나 적은 절세 금융상품에 우선적으로 투자하는 것도 현명한 전략이다. 이와 함께 장기간으로 운용할 수 없는 환금성이 중요한 여유자금은 저금리일수록 단기운영이 효과적이다. 왜냐하면 자금이 묶이는 시간이 길게 되면 금리가 상승하게 될 경우에는 손해를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가계자산관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위험 관리’이다. 따라서 금융상품에 가입할 때 저금리를 이용해 이를 담보로 한 ‘대출 가능성’을 고려하거나 현재 장기대출이 있다면 이를 저렴한 금리로 리파이낸싱(refinancing)하는 것도 저금리시대에는 효과적이다. 그러나 모든 가계에 다같이 적용될 수 있는 획일적인 가계자산관리전략은 있을 수 없고 그 가계의 라이프 사이클, 재무목표와 특성 등에 따라 효율적인 전략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30대 가계는 주택마련이나 자녀교육ㆍ노후설계 등 다양한 재무목표들에 직면해 있으며 상대적으로 경제적 여력은 충분치 못하므로 각 재무목표별로 자산관리전략을 차별화해야 하지 않을까. 그러나 무엇보다 꾸준한 ‘자산의 축적(accumulation)’에 목표를 두고 안전자산과 투자자산을 적절히 배분해 포트폴리오를 구성, 일정한 속도로 자산을 불려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노후를 위한 투자는 지금부터 시작해 장기적 안목에서 꾸준히 하되 최대한 실질수익률을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 40대 가계는 가구주가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시기이며 소득도 가장 많은 시기에 해당한다. 이 시기에는 주택이나 비상자금 등 가계의 기본적인 재정적 목표는 일차적으로 해결된 상태지만 앞으로 자녀교육과 결혼자금, 그리고 동시에 자신의 노후설계도 체계화 돼가야 하는 중요한 시기다. 따라서 이 시기에는 안전자산보다는 투자형의 공격적 자산에 집중, 가계의 ‘자산축적을 가속화(acceleration)’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소 손실을 보더라도 이러한 투자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시간과 자원이 잠재해 있기 때문이다. 50대 가계는 가구주 연령이 점차 증가하고 은퇴기가 얼마 남지 않음에 따라 포트폴리오의 비중을 유동성과 안전성 중심으로 이동시키는 전략이 중요하다. 즉 ‘자산의 보유(preservation)’에 초점을 두고 특히 그동안 부동산에 편중됐거나 공격적 투자를 했다면 이러한 자산의 비중을 줄이고 유동적이고 안전한 자산 중심으로 옮겨가야 한다. 특히 가구주의 질병이나 또는 실직 등에 대비한 비상자금이나 예비자산을 확보할 수 있도록 유동성을 충분하게 할 필요가 있다. 가계의 자산관리는 한번의 선택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가계의 재정적 요구와 목표, 금융환경의 변화에 따라 적절하게 변화하는 역동적인 과정이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라이프 사이클별로 자산관리상의 문제점이나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정기적인 재점검과 수정도 함께 요구된다. 입력시간 : 2004-09-17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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