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우선 신뢰경영으로 노래반주기 시장 석권<br>영상·음원·가사 마이크에 담은 '매직씽' 개발<br>가라오케 종주국 日 넘어 남미·중동 등 진출
| 이경호 엔터기술 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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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가정에서 '매직씽'을 사용해 노래를 부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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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삶 그리고] 이경호 엔터기술 사장
품질우선 신뢰경영으로 노래반주기 시장 석권영상·음원·가사 마이크에 담은 '매직씽' 개발가라오케 종주국 日 넘어 남미·중동 등 진출
정민정 기자 jminj@sed.co.kr
이경호 엔터기술 사장
외국가정에서 '매직씽'을 사용해 노래를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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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기술은
엔터기술은 세계인들에게 언제 어디서나 노래와 춤을 즐길 수 있는 즐거움을 ‘선물’하는 회사다. 반도체 집적 기술을 이용, 영상과 음원, 노래가사를 마이크 하나에 모두 구현, 휴대할수 있는 이 회사의 노래반주기 ‘매직씽’은 세계시장 점유율 1위.
그러나 세계인들에 대한 멋진 ‘선물’에는 이경호(47) 엔터기술 사장의 눈물과 고통이 한가득 배어있다. 가정 형편이 넉넉하지 못했던 그는 남들처럼 대학 진학을 꿈꾸지 못했고 고등학교 졸업뒤 2년여간 방황하다 군대를 다녀와서는 여러 자격증에 도전했으나 대학 졸업증이 없는 사회 생활은 쉽지가 않았다.
“그 때 남들보다 5년이나 뒤처진 ‘늦깎이 대학생활’이 시작됐지요. 학비는 스스로 해결해야 했기 때문에 야간 대학을 택할 수 밖에 없었어요.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학교로 달려갔답니다. 집에 들어서면 12시가 훨씬 넘었고 새벽 4시면 일어나 새벽반 부기 학원을 다녔지요. 지금도 그 시절 새벽 오가던 종로 거리가 자주 생각나곤 합니다.”
어렵사리 대학을 졸업하고 나니 31살. 전기 플러그에 꽂는 방향제에 들어갈 전자 칩을 만드는 한 중소기업에서 그는 휴대용 노래반주기의 핵심인 반도체집적(ASIC) 기술과 관련한 소중한 지식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그 회사도 오래지 않아 문을 닫았고, 그는 가구대리점에서부터 봉제유통업까지 크고 작은 사업들에 도전하면서 실패를 거듭했다.
그런 고난속에서 그가 마이크형 노래반주기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은 것은 지난 93년 겨울.
그는 우연히 마이크 하나에서 리듬이 나오는 일본 제품을 접하고는 마이크 안에 리듬뿐만 아니라 노래와 영상 모두가 가능한 휴대용 노래반주기를 내놓으면 ‘뜰 것’이라고 확신, 이듬해 5월 엔터기술의 전신인 ‘건음’을 창업했다. 하지만 제품 개발은 쉽지 않았고 그렇게 3년이 지나 97년 이 사장 손에는 5억원의 빚만 남았다. 하지만 포기할 수 없었다.
이 사장은 임시로 사무실을 빌리고 하드웨어 전문가였던 정동준(현 엔터기술 기술연구소장)씨를 삼고초려 끝에 모셔와 98년 7월 드디어 30Cm 크기의 소형 마이크에 영상노래반주기 기능을 넣은 야심작 ‘매직씽’을 개발할 수 있었다.
그러나 판로 개척이 문제였다. 2000년 어느 날 일본 산요(SANYO)의 직원이 고민에 쌓여있던 이 사장을 찾아왔다. 1년여에 걸친 제품 심의 끝에 이듬해 2만대가 처음으로 배를 탔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일본에서 급전이 날아왔다. 보조 마이크에 잡음이 생긴다는 것.
“창고에 들어가 박스를 뜯고 보니 모든 제품에 똑같은 문제가 있었습니다. 한국과 다른 일본의 습도 때문에 보조 마이크에 이상이 생긴 거예요. 눈 앞이 캄캄했지요. 그 자리에서 2만대 전량 리콜을 약속했습니다. 지금 당장의 손해보다는 일본 시장의 미래가치가 더 중요하다는 판단 때문이었습니다.”
이렇게 쌓은 신뢰가 바탕이 돼 가라오케 종주국인 일본은 엔터기술의 최대 수출시장이 될 수 있었다. 이어 미국, 남미, 중동 등에도 진출하고 초창기 어려움을 겪었던 중국 시장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도전하고 있다.
“실패를 거듭하면서 한 가지 중요한 것을 깨달았습니다.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정열이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앞으로 휴대용 DVD 가라오케, 휴대용 게임기, 인터넷 학습기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 엔터기술을 세계적인 문화 콘텐츠 전문기업으로 성장할 겁니다.”
입력시간 : 2005/10/16 16: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