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물건 더 싸게" 철저한 품질관리로 불황기에도 '활기'<br>품질측정 생산설비·연구개발에 적극 투자<br>무인자동화 시스템 도입 생산성도 높여<br>中등 수출길 열려 매년 매출 20%씩 증가
| 울산 울주 언양에 있는 정원기계(주) 직원들이 화이팅을 외치며 기념촬영했다. 앞줄 왼쪽에서 세번째가 원경연 대표이사. 오른쪽 옆이 부인인 배인숙 관리이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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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원기계(주) 공장 내부에 있는 무인자동화시스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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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게, 싸게, 빠르게!”
자동차·농기계 등의 기어 부품을 주력으로 생산하는 울산 울주군의 정원기계㈜(대표이사 원경연)는 이 ‘간단 명료한’ 세 마디를 슬로건으로 불황의 터널을 자신감 있게 헤쳐 나가고 있다. 좋은 물건을 싸게 많이 만들어 낸다면 ‘IMF보다 더하다’고들 하는 현재의 어려운 상황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 업체는 출발 자체가 IMF의 어려운 시기 척박한 토양 위에서 이뤄졌다. 지난 98년, 원 사장은 당시 IMF 여파로 다니던 회사가 부도가 나자 기술개발과 품질관리 경력을 밑바탕 삼아 독립된 회사를 만들었다. 울주군 언양 삼동 쪽 자그마한 공장에서 직원 5명과 기계 5대로 시작한 일이었다.
원 사장은 ‘철저한 품질관리만이 살길’이라는 생각으로 기어테스트기와 삼차원측정기 등 품질측정 설비에 더 많은 투자를 해 왔다. 당장은 생산설비에 더 투자하고 싶은 욕심도 있었지만, 길게 봐야 한다는 ‘뚝심’으로 연간 매출 가운데 정해진 액수를 측정설비 부문에 쏟아왔다. 연구기술 개발도 마찬가지였다.
이런 노력의 결과 2002년 4,600여㎡의 공장 규모를 가진 현재의 위치로 이전했다. 그 사이에 기계도 20대로 늘어났으며, 꾸준히 성장한 결과 지금은 기계 100여대를 보유하게 됐다.
원 사장은 “기어는 소비자들이 차량 소리를 귀로 들어보면 바로 검증이 되는 것이니 만큼 물건이 100% 확실하도록 ‘품질보증시스템’에 심혈을 기울여 왔는데 이것이 우리 회사의 버팀목이자 강점이 됐다”고 강조했다.
주변에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는 점도 회사 발전에 도움이 됐다. 근처 언양 일대에 기어 제작 복합공정에 필요한 다양한 관련 업체들이 있어 작업에 유리한 점이 많다고 한다.
이런 성장세를 보이던 회사가 2000년대 중반 새로운 전환기를 맞게 된다. 2005~2006년 중소기업진흥공단 울산지역본부로부터 경영혁신 컨설팅을 받으면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게 됐고, 당시 원 사장은 최첨단 설비 ‘무인자동화시스템’ 도입에 집중 투자했다.
지난해부터 이 시스템을 가동하면서 인력을 더 늘리지 않아도 생산성을 높일 수 있게 됐으며, 그동안 첨단장비가 없어 손대지 못했던 새로운 아이템도 만들 수 있게 됐다. 동시에 수출 길도 뚫려 현재 중국에 있는 ‘미쓰비시 자동차’에 기어를 납품하고 있다.
원 사장은 앞으로 수출선 다변화를 통해 경쟁력을 더 키워가겠다는 의욕이 가득하다. 그는 이 달 초 울산·부산이 합동으로 구성한 ‘북미시장개척단’ 단장으로 캐나다와 미국 등에 다녀왔으며 “충분히 희망적”이라는 결론을 얻고 왔다.
회사가 알차게 커올 수 있었던 또 다른 요인은 부인 배인숙씨가 회사를 함께 꾸려가고 있다는 데에 있다. 설립 때부터 회사 살림은 물론 납품까지 도맡아 했던 배씨는 지난 2004년부터 회사 관리이사가 되면서 남편과 함께 회사의 ‘기둥’으로 일하고 있다. 사장이 직접 하지 못하는 일을 꼼꼼히 챙기고, 재정상 낭비 요인을 철저히 없앨 수 있어 큰 힘이 된다고 한다.
이처럼 안팎으로 튼튼한 성장요인을 갖고 있는 회사는 해마다 20%씩 매출이 오르고 있다. 지난 3월 정해진 때에 직원들의 연봉을 인상했음에도 ‘기운내자’는 의미에서 지난달 또 급여를 올려주기도 했다.
불황기에도 활기가 넘치는 이 회사는 지금 또 다른 도약을 앞두고 있다. 현재 중진공 울산본부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아 울산 북구 모듈화단지 3,300여㎡에 제2공장을 짓고 있다. 내년께 공장이 완공되면 자동차 기어는 북구 모듈화단지에서, 농기계 기어는 현재의 언양에서 각각 따로 생산하는 체제로 사세를 확장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