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창(사진) 금호타이어 부사장이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지 사흘 만에 위기에 처했다.
금호타이어의 주주협의회 측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장남인 박세창 부사장이 대표이사로 선임되는 과정을 문제 삼은 것이다. 산업은행·우리은행 등 주주협의회는 강력하게 대표이사 선임 철회를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2일 금융계와 재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주주단은 이날 오후3시 긴급회의를 열고 박 부사장의 대표이사 선임에 대한 시정조치를 결의했다. 주주단의 사전승인 없이 박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금호타이어는 지난 1일 기획관리총괄인 박 부사장과 이한섭 영업담당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추가 선임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주주단에 추가 선임 안건을 알리지 않고 단독으로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말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을 졸업하면서 주주단과 특별약정을 맺고 대표이사 선임 등 주요 안건에 대해 사전승인을 받기로 한 바 있다. 하지만 대표이사 추가라는 중요한 안건에 대해 사전승인 없이 처리한 것이다. 금호타이어 측은 이에 대해 실무적인 실수라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주단은 금호타이어에 시정조치를 요구했고 금호타이어가 이행하지 않을 경우 △잔여 채권에 대한 금융조건 완화 중단 △잔여 채권에 대한 기한 이익 상실 및 회수 △경영진 전부 또는 일부의 퇴임 또는 해임 요구 등의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이로 인해 금호그룹의 후계 승계구도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업계에서는 박 회장이 연내 매각작업이 진행될 금호타이어 인수에 강한 의지를 밝히고 있어 대표이사로 오른 박 부사장이 전면에서 진두지휘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우리은행과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현재 금호타이어 지분 42.1%를 보유하고 있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대표이사 선임과 관련해서는 채권은행과 상의를 해야 하는데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며 “한 번 대표이사 선임이 철회되면 당분간은 재선임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