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하반기 경제성장 감속…성장기조는 유지

민간경제연구소들의 경기하강 전환 전망과는 대조<br>한은 하반기경제 전망…수출·투자 선전, 경상수지흑자 급감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을 당초 전망한 5.0%로 유지했으나 경기상승의 속도는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일부 민간경제연구소들이 경기상승세 둔화 양상을 심각하게 간주하며 이미 경기하강으로 돌아섰거나 곧 하강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한은은 하반기에 성장템포가 감속한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이러한 완만한 성장세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다소 낙관적인 전망을 견지, 귀추가 주목된다. 부문별로는 수출과 설비투자는 선전할 것으로 보이지만 민간소비는 당초 전망보다는 미흡한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이며 특히 경상수지 흑자는 대폭 감소할 것으로예상됐다. ◇ 현실화된 상고하저(上高下低) = 한은은 작년동기 대비 성장률 기준으로 올해 상반기 5.8%, 하반기 4.4% 성장을 전망했다. 전기비 성장률은 상반기 1.1%에서 하반기는 0.9%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작년말 한은이 내놓았던 전망치에서는 전기비 성장률이 상반기 1.1%, 하반기 1.2%였던 것과 비교해 보면 상.하반기 성장세가 역전됐음을 알 수 있다. 작년말에는 올해 성장곡선이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더 좋아질 것으로 내다봤으나막상 6개월 정도를 지난 시점에서 다시 점검해 본 결과 상반기의 가파른 성장곡선이하반기에는 꽤 둔화되는 것으로 수정됐다. 특히 올해 1.4분기의 전분기 대비 성장률이 1.2%에서 2.4분기에는 0.9%로 둔화된 것은 경기 감속의 정도를 실감케 한다. 민간경제연구소들은 이같이 경기상승세가 둔화되는 것에 대해 작년 2.4분기 경기의 바닥을 통과한 후 이어져 오던 경기상승 사이클이 정점을 향해 다가서기 시작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경기사이클 그래프상에서 저점을 지난 직후에는 상승곡선의 기울기가 가파르게올라가는 추세지만 정점을 향해갈수록 상승곡선의 기울기가 완만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은은 이러한 부정적 전망에 대해 분명히 반대의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김재천 한은 조사국장은 "하반기 경기감속 현상은 나타나겠지만 내년에는 전기비 성장률이 올해 하반기보다는 더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경기가 정점을 치고 하강추세로 돌아서는 현상이 내년까지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을 보여주는 것이다. 한은의 이러한 전망에는 원.달러 환율과 국제유가 등 주요 변수가 더 이상 나빠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제를 깔고 있으나 최근 환율이 다시 급락세를 보이고 유가는 급등하는 등 주변 여건은 썩 호의적이지 않은 편이다. ◇ 민간소비 증가율 하향조정 = 수출과 함께 경기를 부양하는 축인 민간소비는 연간 4.4% 증가할 것으로 한은은 내다봤다. 작년말 전망치 4.5%보다는 낮아졌다. 당시에도 상반기 4.4%, 하반기 4.6%로 전망됐으나 이번 수정전망에서는 상반기4.6%, 하반기 4.2%로 바뀌었다. 이 역시 상고하저 현상이 뚜렷하다. 한은은 "고용사정의 완만한 개선과 가계신용 증가 등에도 불구하고 교역조건 악화의 영향으로 민간소비 회복세가 하반기에 다소 약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유가와 원자재 가격 앙등에 따른 수입단가 상승속에 주력수출품의 수출단가는계속 하락, 교역조건의 악화로 국민총소득 증가율이 경제성장률을 크게 밑도는 현상이 계속되는 한 민간소비의 화끈한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 특히 종합부동산세의 시행으로 하반기에 이른바 `부동산 세금 폭탄'이 현실화될경우 고소득층의 소비지출 둔화가 전반적인 내수 위축을 야기할 가능성도 배제하기어렵다. 한은은 그러나 "부유층의 경우 부동산 관련 세금의 급증에도 불구하고 다른 소득계층에 비해 소비지출을 줄이는 정도가 미약할 것으로 본다"면서 이러한 요소가민간소비를 크게 제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수출.설비투자는 호조, 건설투자는 여전히 부진 = 설비투자는 서비스업의 신장세에 따른 서비스업 관련 운수장비 투자 증가로 연간 6.3%의 증가율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됐다. 작년말 전망치인 5.4%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상품수출도 연간 12.5%의 두자릿수 증가율을 이어갈 것으로 한은은 내다봤다. 그러나 건설투자는 부동산관련 규제 강화의 영향으로 부진을 계속, 연간 1.0%증가하는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 작년말 제시됐던 전망치 1.7%보다 하락한 수준이다. ◇경상수지 흑자는 대폭 악화 = 지난해 166억달러였던 경상수지 흑자는 올해 40억달러로 급감할 것으로 전망됐다. 작년 12월 한은은 올해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16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으나 올해들어 이러한 전망치는 100억달러 수준으로 수정됐고 이후 계속 하향조정되다가 결국 40억달러까지 급감했다. 국제원유가격 급등으로 수입 증가율이 주요인인 것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수출호조에도 불구, 수입도 크게 늘면서 상품수지 흑자규모가 당초 전망한 360억달러에서 280억달러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해외여행자 급증 등에 따른 서비스수지 악화도 경상수지 흑자 급감을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해외 여행경비와 유학.연수비용 송금, 외국인 주식배당액 대외송금 등을 합친서비스.소득.이전수지의 적자폭이 연간 24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작년말 한은의 적자 예측치인 200억달러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 물가, 하반기에 상승폭 커져 =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상반기 2.4%에서 하반기는 2.8%로 올라갈 전망이다. 이러한 전망에는 4.4분기에 담뱃값이 값당 500원 인상될 것이라는 전제를 포함한 것이다. 연간으로는 2.6%의 상승률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말 전망치는 상반기 2.6%, 하반기 3.4%에 연간 3.0%인 것과 비교하면 꽤낮아진 수준이다. 한은은 "작년말 전망때는 담뱃값이 올해 7월중 인상될 것이라는 전제로 소비자물가상승률을 추정했으나 인상시점이 미뤄지면서 연간 0.1%포인트 정도의 하락요인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또 수입개방의 영향으로 쌀값이 하락, 농수축산물 가격이 안정되는 것도 한가지요인이라고 한은은 밝혔다. 원유와 농수산물을 제외한 근원인플레인션율은 상반기 1.8%, 하반기 2.8%로 연간 2.3%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됐다. 작년말의 전망치인 연간 2.7%보다는 낮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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