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삼성전자가 갖고 있는 하나로통신 지분 3%의 인수를 전격 결정, 유ㆍ무선사업 통합 서비스 확대를 위한 제휴의 전단계가 아니냐는 분석을 낳고 있다.
SK텔레콤은 21일 이사회에서 삼성전자가 이달 말까지 매각할 예정인 하나로통신 지분 5% 가운데 3%(1,387만주)를 인수하기로 의결했다. 인수가격은 주당 2,830원으로 총 인수금액은 392억5,000만원이다.
SK텔레콤은 이와 함께 이사회에서 3억달러 규모의 교환사채(EB)를 발행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인수하는 지분은 삼성전자가 지난해 이사회에서 매각을 의결한 하나로통신 지분 매각 시한이 이달 말로 다가온 가운데 이뤄진 것이다.
SK텔레콤이 하나로통신 지분 3%를 인수하게 되면 지분율을 1.78%에서 4.78%로 높이게 돼 대주주인 뉴브리지-AIG투자컨소시엄(39.56%), LG그룹(8.81%)에 이어 3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SK텔레콤측은 “이번 지분 인수는 하나로통신의 경영독립성을 보장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데다 유ㆍ무선융합 서비스 필요성 확대로 전략적 제휴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SK측은 이와 함께 “지난해 말 하나로통신 지분 1.49%를 매각, 지분율이 너무 낮아진 것도 지분 재매입의 배경”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SK텔레콤의 이번 지분 인수가 향후 하나로통신과의 전략적제휴를 겨냥한 사전 포석으로 풀이하고 있다.
또 통신시장 최대 경쟁자인 KT가 자회사인 KTF는 물론 스카이라이프 등 방송과 적극적 제휴를 통해 공격 경영에 나서면서 유ㆍ무선 통합 서비스의 전략적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것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LG그룹 역시 하나로통신과의 전략적 제휴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는 과정에서 하나로통신에 대한 지분율을 높임으로써 향후 제휴 파트너로서의 이니셔티브를 장악하겠다는 의도도 작용했음은 물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하나로통신의 외자유치 당시 SK텔레콤이 하나로통신을 적극적으로 지지했을 때부터 두 회사의 전략적 제휴 가능성은 계속 제기돼 왔던 것”이라며 “이번 하나로통신 지분 인수로 조만간 제휴의 밑그림이 드러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정두환기자 dhchu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