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개인별 성과급시대 연다
"실력갖춘 고급인력 대우해야 경쟁서 승리"팀별 인센티브 이어 잇달아 시범실시 나서외부 컨설팅 거친후 "내년부터 본격 도입"
시중은행에 성과급제도가 확산되고 있다. 은행들은 기존에 팀별 성과급제도 등 소극적인 범주를 넘어 개인별 성과급제를 시범 실시하고 이 제도의 도입을 위한 외부 컨설팅을 거치고 있어 이르면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개인성과급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14일 금융계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현행 직무성과급제도를 개인별로 적용하기 위해 이달부터 오는 7월까지 국제 컨설팅업체인 왓슨와이어트사에 컨설팅 작업을 맡겼다. 또 신한은행은 팀별 인센티브제도 도입에 이어 연내에 부부장에 대한 개인 인센티브제도를 시범적으로 실시, 이를 전직원 대상으로 확대할지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국민은행은 지난 3월 지난해 우수직원에 대한 목표관리를 통해 투자금융팀과 증권운용팀ㆍ외화자금팀 소속 32명에게 1인당 평균 4,000만원씩 모두 12억7,300만원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국민은행은 올해 중에 우수직원 성과급 대상을 기존 3개 부서에서 자동유동화팀ㆍ부동산금융팀ㆍ파생상품사업단 등 6개 부서 100명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또 전직원을 대상으로 업적 평가등급에 따라 본부 팀별로 최고등급과 최저등급간 보너스가 최고 400%, 지점은 600%를 차등 지급하는 제도도 시행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이와 함께 자사가 보유한 100만주의 주식을 전직원에게 배분하는 인센티브 분배방안을 최종 확정하고 이달 말 이사회의 의결을 거치기로 했다.
외환은행은 가장 적극적으로 인센티브제도를 시행 중이다. 외환은 전체 직원의 10%를 선발해 스톡옵션과 유사한 주가평가차액교부권을 부여하고 있으며 기존 임원들에게만 부여했던 스톡옵션제도를 본부장까지 확대했다.
이와 함께 새로운 성과보상제도(rose unit award)를 도입해 모든 임직원에게 일회성으로 주가와 연동된 한달 급여 수준의 인센티브를 주고 2년 후 외환은행 주가에 따라 결정되도록 할 방침이다.
우리은행은 이달 들어 스타급 인센티브제도와 투자금융직군 성과급제 시행에 들어갔다. 스타급 인센티브는 지난해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 처음 시행된 제도로 총 23명의 직원에게 최저 1,000만원에서 최고 1억원까지 모두 11억1,000만원이 지급됐다.
또 이달 들어 IB사업단과 사모펀드팀ㆍ외환시장운용팀ㆍ파생상품팀ㆍ증권운용팀 등 투자금융직군을 대상으로 기본 연봉 30%를 반납받아 기본 연봉의 10%는 개인 및 집단 성과급제도로 운용하고 있다.
이밖에 조흥은행의 경우 일년에 두번 정기평가를 통해 상위 60% 부점에 대해서는 통상임금의 25~125%에 달하는 성과급을 지급하고 있다. 조흥은행은 이 제도를 통해 지난해 모두 4,900명에게 성과급을 지급한 바 있다.
이처럼 금융권의 성과급제 도입이 집단 중심에서 개인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는 것은 선진 금융기관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실력을 갖춘 고급인력이 ‘억대 연봉자’로 대접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됐기 때문. 씨티은행과 HSBC 등 국내 진출한 외국계 은행들은 대부분 개인별 업적평가를 통한 성과급제가 보편화돼 최고 수십억원의 연봉을 받는 직원도 있다는 게 금융계 관계자의 귀띔이다.
홍대희 우리은행 IB사업단장은 “실력을 갖춘 IB전문가에게는 곳곳에서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오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들에게 무작정 조직에 충성하도록 요구하기보다는 실력에 걸맞은 대우를 해주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조영훈 기자 dubbcho@sed.co.kr
김정곤기자 mckids@sed.co.kr
입력시간 : 2005-04-14 1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