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서도 정제마진 악화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돼 정유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8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최근 고유가가 지속되는 상황 속에서도 정제마진은 오히려 계속 나빠져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 두바이유와 휘발유, 등ㆍ경유 등 평균 국제 제품가격의 차이는 지난해 7월 12.5달러였으나 8월 들어 2.8달러로 떨어진 뒤 9월 6.2달러, 10월 4.9달러, 11월 5.2달러로 축소됐다. 지난해 상반기 두바이유가와 국제 제품가격과의 차이는 평균 9.5달러였다. 이 때문에 고유가가 유지된 지난해 3ㆍ4분기 정유업계 매출액은 19조3,424억원으로 전년 대비 20.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7,998억원으로 14.3% 감소했다. 이는 유가 강세와 정반대로 국제 제품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정제마진이 축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석유협회의 한 관계자는 “세계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와 함께 중국 석유수요를 과대예측했다는 지적들이 나오면서 원유가 대비 국제 제품가격 하락 폭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최근 유가가 반등세를 보이다 다시 꺾이는 양상이어서 제품가격 하락세가 더욱 뚜렷해질 수도 있는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로 유가하락을 저지하기 위해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감산 방침을 밝히고 있지만 국제유가는 지난주 7.8% 하락한 56.31달러(WTI 최근월물 기준)에 그치고 있다. 이 때문에 정유사들은 지난해 3ㆍ4분기부터 시작된 정제마진 악화에 따른 영업이익 감소세가 올 1ㆍ4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는 분위기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의 석유수요가 여전히 증가추세에 있는데도 유가는 하락하고 있는 것을 보면 세계 유가 상승국면에서 중국의 수요증대 요인이 과대평가된 경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유가가 더 떨어지고 국제 제품가격 하락 역시 계속된다면 정유사들의 이익규모는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