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의 청약 열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과거 '뒷문상장'이라는 이미지를 완전히 털고 기업의 자금조달을 위한 주요 수단으로 부상한데다, 일반 투자자에게도 안정적인 수익을 안겨주는 새로운 투자처로 각광 받고 있다.
올해 들어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 12개 기업 중 9개가 스팩이다. 경쟁률도 대부분 200대1을 넘어섰다. 지난달 28~29일 진행한 대우증권의 대우SBI스팩1호는 55만주 모집에 2억2,488만주가 몰려 408.87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 14일 청약을 마감한 하나머스트4호스팩(215100)의 경쟁률은 427.53 대1로 올해 청약경쟁률 중 최고 기록을 세웠다. 청약 증거금도 갈수록 규모가 커지고 있다. 1월 2,000억원대에서 시작해 3월 5,000억원을 넘어서더니 4월 NH스팩4호에는 1조5,000억원 가까운 돈이 몰렸다. 4월 들어 스팩 상장기업도 지정감사를 받기 시작하면 열기가 식을 수 있다는 우려가 무색한 수준이다.
투자자들이 몰려드는 건 원금이 보장되면서 주가가 오를 경우 더 높은 수익까지 기대할 수 있어서다. 스팩은 3년 안에 인수합병(M&A) 할 기업을 찾지 못하면 자동으로 청산 절차를 밟게 되지만, 이 경우에도 원금 외에 은행 정기예금보다 높은 연 2%대의 이자까지 받을 수 있다.
공모자금의 90% 이상을 한국증권금융에 맡겨 관리해 예치이자를 지급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인수합병에 성공하면 공모가 대비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높고, 실패하더라도 원금과 이자를 받을 수 있는 투자 상품인 셈이다.
최근 스팩들은 합병 후 주가도 가파르게 오르는 추세다. 지난달 20일 코스닥에 신규상장된 한화에이스스팩1호(214680)의 경우 5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주가가 상장 일주일 만에 2배 가량 올랐다.
이달에도 스팩 공모주 청약은 계속된다. 대우기업인수목적3호(6~7일)를 시작으로 한화엔지아이기업인수(7~8일), 미래에셋3호스팩(13~14일) 등이 예정돼 있다. 한화ACPC스팩도 26~27일 양일간 수요예측을 하고 다음달 1일 공모에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