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길 잃은 정식품 … 뒤로 가는 두유시장

수년간 히트 신상품 못내놓고

매출 10% 증가때 개발비 줄여

작년 9년만에 시장규모 감소

"R&D·투자 소홀이 한몫"지적


지난해 국내 두유시장 규모가 3,800억원으로 지난 2012년보다 7% 줄어들며 지난 2005년 이후 9년 만에 처음 감소세로 돌아선 가운데 1위 기업인 정식품이 연구개발·투자에 소홀해 두유시장 침체에 한몫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정식품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지난 2010년 1.01%에서 20011년 0.9%, 2012년 0.8%로 매년 감소세를 이어왔으며 지난해 출시한 두유 신제품 수도 2012년 11종의 절반 수준인 6종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 두유업계 관계자는 "두유 생산분야에서 경쟁업체들의 기술개발로 정식품의 기술경쟁력이 점차 약화되는 추세"라며"두유 시장은 지난 2011년 구제역 사태 당시 우유 대체품으로 반사이익을 얻어 급성장하면서 4,000억원을 넘어섰으나 정식품이 신성장동력 확보에 소홀해 정체되면서 불황 못지 않게 시장 전체를 위축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정식품은 지난 1973년 창립 이래 40년 이상 두유시장 1위를 지켜왔다. 지난해 국내 두유시장에서 정식품이 44%의 점유율로 1위를 달리고 있으며 그 뒤를 삼육식품(22%), 남양유업(10%), 매일유업(8%) 등이 잇고 있다. 정식품은 지난 2011년 1,908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2010년보다 18% 급증했으나 같은 기간 연구개발비는 8% 늘어나는 데 그쳤다. 매출이 2011년보다 10% 늘어난 2012년에는 연구개발비가 오히려 4% 뒷걸음질쳤다.

이러한 연구개발비 축소는 성과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정식품은 지난 2012년부터 두유 음용층을 20~30대 젊은 층으로 확대한다는 목표 아래 '커피두유', '냉장두유' 등 신제품들을 출시했으나 젊은 층 고객들의 주요 음료 구매 채널인 편의점에서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A편의점에서는 1970~80년대에 출시된 주력 제품인 베지밀A·B의 비중은 여전히 지난해 정식품 매출의 77%에 달해 기존 제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두유 제품은 우유·음료 등 다른 제품군에 비해 매출 감소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A편의점에서 유음료 매출이 지난 2012년과 2013년에 각각 전년 대비 20.8%, 8.8%씩 증가한 반면 두유 매출은 2012년 6.8% 늘어났다가 지난해에는 5.2% 감소했다. B대형마트에서도 전체 음료매출에서 두유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 2011년 20.8%에서 지난해 18.1%로 낮아졌고 두유매출의 전년대비 증가율은 지난 2011년 26.1%에서 지난 2012년 -6.3%, 지난해 -11.3%로 다른 음료군과 비교할때 매출 감소폭이 커지는 추세다.

또 다른 두유업계 관계자는 "지난 2011년부터 정식품 대표를 맡고 있는 손헌수 사장이 중앙연구소장 출신임에도 최근 수년 사이 변변한 히트 신제품이 없다는 사실은 정식품이 연구개발을 등한시하고 있다는 증거"라며 "40년 이상 '베지밀' 브랜드 하나에만 의존해오면서 타성에 젖은 결과"라고 꼬집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