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그리스 부도설 확산에 금융시장 트리플 약세

유럽계 자금 대거 이탈로<br>원·달러 환율 24원 급등<br>국고채 3년물 0.11%P↑

그리스 부도설이 현실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원화ㆍ채권가격ㆍ주가가 모두 떨어지는 '트리플 약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 대외채무의 절반을 보유한 유럽계 자금이 한국 주식과 채권시장에서 대거 이탈하면서 원ㆍ달러 환율은 심리적 저지선인 달러당 1,130원이 힘없이 무너졌다. 19일 서울외환시장에서는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이 전일보다 24원50전이나 오른 1,137원으로 마감했다. 환율이 1,130원을 넘은 것은 지난 3월17일(1,135원30전) 이후 처음이다. 외환당국이 가파른 원화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달러를 매도하며 시장개입에 나섰지만 환율상승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정미영 삼성선물 팀장은 "다른 아시아 통화에 비해 원화약세가 가파르게 전개되는 것이 우려된다"며 "환율상승은 급등하는 CDS프리미엄과 함께 국내 은행과 기업들의 달러자금 조달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이날 원ㆍ달러 환율은 2% 이상 올랐지만 대만달러는 0.51%, 태국 밧은 0.36%, 인도네시아 루피아는 1.20%, 말레이시아 링깃은 0.82% 상승하는 데 그쳤다. 환율급등의 영향으로 채권금리는 크게 올랐고 주가는 떨어졌다.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들이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매수 포지션을 축소하거나 매도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날 국고채 3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0.11%포인트 급등한 3.51%로 장을 마쳤다. 그동안 내리막길을 걷던 국고채 3년물은 지난달 23일(3.52%)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뛰었고 국고채 5년물 수익률도 0.13%포인트 급등한 3.61%를 기록했다. 10년물 역시 0.11%포인트나 올랐다. 이정범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의 급격한 상승으로 그리스 디폴트의 불똥이 한국까지 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자들의 이탈을 불러일으킨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외국인들이 선물시장에서 대거 매도에 나서면서 시장불안 심리를 크게 악화시킨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19.16포인트(1.04%) 내린 1,820.94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는 21.20포인트(1.15%) 하락한 1,818.90으로 출발해 한때 1,839.82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개인과 외국인의 매수세가 약화하면서 하락 반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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