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개도국 원조 '로빈후드세' 도입 논의 탄력

MS 창업자 빌 게이츠 등 세계 명사들 지지 잇달아

금융거래에 세금을 부과해 개도국 원조 기금으로 사용하자는 이른바 '로빈후드세'도입 논의에 탄력이 붙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유로존 재정위기국 뿐만 아니라 세계적 명사들이 잇따라 금융거래세(토빈세) 도입을 주장하면서 로빈후드세 논의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고 6일 보도했다. 로빈후드세는 토빈세보다 좀 더 발전한 개념이다. 토빈세가 투기성 거래를 줄이기 위해 금융거래에 부과하는 세금이라면 로빈후드세는 그 세금으로 개도국과 빈민들을 지원하자는 공익적 성격이 추가된 세금이다. 실제로 재정위기에 시달리고 있는 유럽을 중심으로 토빈세가 속속 도입될 조짐을 보이면서 로빈후드세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달 16일 프랑스 상원은 금융거래세 부과 법안을 통과시켰고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도 2014년까지 EU 회원국 전체에 토빈세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총리는 지난 4일 긴축안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자국 시장 일부 금융거래에 세금을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NYT는 토빈세가 글로벌 금융시장에 안착하기만 한다면 로빈후드세도 큰 문제없이 시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는 지난달 프랑스 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개발재원조달보고서'를 발표, 로빈후드세 도입을 촉구하며 G20에서만 매년 480억달러가 조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헤지펀드의 대부 조지 소로스, 엘 고어 전 미국 부통령도 공식 석상에서 로빈후드세를 적극 설파하고 있다. 다만 세계 최대 금융강국인 미국과 영국이 토빈세에 반기를 들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은 "토빈세 도입은 경기 침체시기에 자살행위나 다름 없다"며 "재정위기를 해결하려면 다른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자국 금융시장이 직격탄을 맞을 것을 우려해 반대 의사를 표명한 것이다.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도 "로빈후드세의 취지는 공감하지만 연기금 및 개인 금융 거래까지 위축될 수 있다"며 대형 투자은행들에만 한정해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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