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콜금리 동결 이후의 과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어제 콜금리목표를 현행 수준인 3.25%로 동결했다. 이로써 콜금리목표는 지난해 11월 인하된 후 10개월째 현재의 수준을 유지했다. 금통위의 콜금리동결조치는 통화정책의 우선순위를 경기회복에 두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사실 물가나 경기회복속도 등을 감안할 때 아직은 금리를 인상할 시기는 아니다. 8ㆍ31종합대책으로 부동산가격이 하향안정세를 보이고 있고 주요 거시경제 지표들도 금리를 인상할 만큼 뚜렷이 회복되지 않고 있다. 물론 수출이 꾸준히 호조를 보이고 있고 내구재소비와 서비스산업이 활기를 띠고 있긴 하지만 아직은 본격적인 회복세에 진입했다고 속단하기 어렵다. 더구나 고유가가 좀체 수그러들지 않고 있고 카트리나의 영향으로 미국경제가 둔화될 것이라는 분석도 금리동결의 배경으로 풀이된다. 그런 점에서 이번 금통위의 콜금리목표동결은 적절한 선택이었다고 판단된다. 또 콜금리동결 직후 결정사항을 곧바로 공표한 것은 시장의 혼란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으로 주목할만한 변화로 평가한다. 그러나 금리인상압력이 점차 커지고 있고 금리동결로 인한 부작용도 적지 않음에 주목해야 한다. 4ㆍ4분기 이후에는 고유가의 파급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경기회복속도가 빨라지면서 물가상승 폭이 커지고 수요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도 강해질 것이다. 저금리정책으로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자금의 단기부동화가 더욱 심해지고 있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지난달 현금과 요구불예금을 합한 단기성자금의 증가율이 15.2%로 총유동성증가율(6%중반)을 크게 앞질렀다. 시중자금이 설비투자 등 생산자금화하지 못하고 갈수록 단기화 하면서 부동산 등 자산가격의 불안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당국은 그 동안의 저금리정책이 내수회복 등 경기진작에 이렇다 할 효과는 거두지 못하는 등 심화하고 있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박승 한은 총재도 이날 시기는 못박지 않았지만 금리인상가능성을 시사했다. 저금리정책의 부작용도 문제지만 금리인상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금리정책의 선제적 기능을 강화해야 할 시점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