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수급구조 조심스런 변화 “최악 벗어났다 긍정론”

주식시장이 여전히 전쟁이라는 지정학적 악재에 휩싸여 있지만 수급구조가 미세하나마 조금씩 개선되는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꽁꽁 얼어붙은 얼음장 밑으로 봄을 알리는 물살이 흐르기 시작한 것과 같은 국면이다. 물론 그 기운이 워낙 미약해 얼어붙은 증시의 `해빙`을 논하기는 아직 이르다. 연중 최저치를 연일 경신하며 위기국면에 빠져들던 종합주가지수는 30일 미 증시가 연 이틀 상승한데 힘입어 전일보다 8.51포인트 오른 591.86포인트로 마감, 간신히 590선을 회복했다. 대외악재의 부담이 여전히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탓이다. 외국인들은 나흘째 매도공세를 이어갔고 매수차익거래 잔액이 급감했음에도 불구하고 프로그램 매도도 지속되는 등 불안한 모습이 연출됐다. 아직까지는 이날의 반등을 기술적 반등이라는 것 외에는 다른 의미를 부여하기 힘든 상황이다. 하지만 수급구조는 살펴보면 미세하나마 긍정적인 변화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개인투자가들이 나흘째 순매수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고객예탁금도 이틀째 증가했다. 또 주식형 주식증권 잔액도 늘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큰손(스마트머니)이 증시로 들어오기 시작했다는 성급한 진단을 내놓기 시작했다. 이날 종합주가지수가 소폭 반등에 그쳤지만 그동안 낙폭이 컸던 보험업종과 화학, 운수창고업종은 각각 3.76%, 3.20%, 3.37% 상승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막연한 불안 심리를 갖기보다는 향후 증시자금 추이를 지켜보면서 투자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증시 연이틀 상승이 호재=이날 지수가 반등한 것은 이틀째 반등한 미국증시가 호재로 작용했다. 전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이라크전쟁에 대한 강경발언, 임동원 대북특사의 김정일 국방위원장 면담 무산 등 악재가 많았지만 미 증시 반등에 힘입어 오름세로 돌아선 것은 그 동안의 급락세에서 벗어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날 주가반등을 이끈 세력은 개인투자자로 420여억원 어치의 주식을 거둬들였다. 반면 외국인은 지난 27일 이후 나흘째 매도공세를 취한 가운데 이날도 210여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기관투자가들 역시 매수차익거래 잔액이 1,000억원대로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159억원에 달하는 프로그램 매도를 포함해 모두 80여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 순매수속 고객예탁금 증가=장세 변화를 암시하는 신호는 고객예탁금을 통해 감지되고 있다. 고객예탁금은 지난 24일 7조5,767억원을 저점으로 지난 29일 집계분은 7조8,462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이 기간동안 설자금 인출 수요가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증시에 신규유입된 이른바 `스마트머니`로 추정된다. 개인투자자들이 순매수하면 고객예탁금이 줄어드는 게 일반적인데 주식매수에도 불구하고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는 증시에 신규 자금이 들어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증시주변자금의 변화기류는 주식형 수익증권 수탁액에서도 목격된다. 순수 주식형펀드 수탁액 잔액은 지난 9일 9조2,795억원을 바닥으로 점차 늘어나 지난 29일에는 9조4,226억원으로 1,500억원 가까이 늘어났다.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던 거래량과 거래대금도 지난 28일을 바닥으로 서서히 늘어나 이날에는 각각 5억주와 1조2,000조억원대에 육박했다. 최악의 수급상황에서는 일단 벗어났다는 것을 암시한다. ◇자금 유입 지속여부가 변수=전문가들은 이런 기류변화를 수급여건호전으로 단정짓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다만 설을 지낸 다음 주에도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단기낙폭과대에 따른 의미 있는 반등국면이 나올 수 있다는 의견이다. 만약 수급구조 개선추세가 좀더 이어진다면 보험업종을 선두로 석유화학과 운수창고업종 등 단기낙폭과대주가 관심을 끄는 국면이 좀 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두되 단기적으로는 조정을 보일 때마다 낙폭과대주를 분할해 사들이는 전략을 펼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조영훈기자 dubbch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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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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