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비거리 확 늘리고 우즈와 샷대결 하고파"


14일 소니오픈으로 데뷔…준비된 신인, 첫해 목표는 상금 70위 이내 “아직도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아요. 진짜 꿈이면 어쩌나 하는 걱정에 깜짝깜짝 놀랄 정도라니까요.” ‘바늘구멍’을 통과해 2011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출전권을 획득한 강성훈은 퀄리파잉(Q)스쿨을 마친 지 20여일이 지났는데도 흥분과 감격이 채 가시지 않은 듯했다. 어린 시절부터 미국무대에 대한 열망이 컸던 그에게서 꿈을 이룬 이의 형언할 수 없는 행복감이 물씬 느껴졌다. 꿈은 쉽게 이뤄지지 않았다. 2007년과 2009년 두 차례 Q스쿨에서 미역국을 먹어야 했다. 처음에는 2차 예선에서, 두번째는 최종전에서 미끄러졌다. “이번에는 최종전이 시작되기 이틀 전에야 대회장엘 갔어요. 너무 일찍 현지에 도착했다가 오랫동안 긴장하고 정작 대회 때는 체력과 집중력이 떨어졌던 과거 경험에서 얻은 노하우였습니다.” 그래도 긴장감은 떨치기 쉽지 않았다. “일반 대회는 실수가 나와도 다음 홀, 다음 날, 다음 대회에서 만회할 수 있지만 Q스쿨은 ‘다음’이 없기 때문에 10살 때부터 지금까지 골프 하면서 가장 떨렸다”고 회상한 강성훈은 “최종전 마지막 날을 앞두고는 거의 한숨도 못 잤다. 다시는 Q스쿨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최대 고비는 2차 예선 1라운드 때로 기억했다. 2번홀 보기, 5번홀에서는 트리플 보기를 범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이대로 무너질 수 없다는 생각에 마음을 강하게 먹었습니다. 8번홀에서 버디, 9번홀에서 이글을 잡았고 왠지 올해는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과 함께 하늘이 돕는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불굴의 정신으로 위기를 기회로 바꾼 셈이다. 앞선 두 차례 실패 후 강성훈이 장착한 무기는 ‘파워’다. 크지 않은 체구로 260야드를 겨우 넘는 짧은 드라이버 샷이 약점이었지만 2010년 하반기부터는 290야드 정도를 때려낸다. 돈 브라운이라는 새로운 스윙코치를 만나 몸의 움직임 같은 군더더기 동작을 없애 백스윙을 간결하게 만들었고 몸통 회전 위주로 볼을 치게 됐다. “기술도 좋아졌지만 그보다는 볼을 치는 타이밍이 좋아져 거리가 많이 늘어난 것 같다”는 그는 “아마추어들도 움직임의 리듬과 타이밍을 찾는데 초점을 맞추면 거리를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새로운 환경 적응에는 어려움이 별로 없다.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아버지와 함께한 장기 ‘PGA 프로젝트’ 덕분이다. 매년 방학 때마다 미국에서 전지훈련과 영어 교습을 빠뜨리지 않았다. 오는 14일(한국시간) 하와이에서 개막하는 시즌 두번째 대회인 소니오픈을 통해 PGA투어에 데뷔할 예정이다. “나갈 수 있는 대회는 모두 출전해 코스와 투어 분위기를 두루 경험하고 싶다”는 그는 첫 해 목표로 “상금랭킹 70위 안에 들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PGA투어 코스는 페어웨이가 좁고 나무 같은 장애물도 많기 때문에 드라이버 샷을 여러 가지 구질로 컨트롤해서 치는 연습을 해야 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인터뷰 말미에 타이거 우즈(미국) 이야기를 꺼내자 눈을 빛냈다. “저는 1996년 우즈를 보고 골프를 시작한 ‘타이거 키드’예요. 어릴 적부터 우상이었던 우즈와 경기하게 된다니 상상만 해도 즐겁습니다. 우즈를 비롯한 모든 선수와 함께 경기하면서 한 가지씩이라도 배우고 싶습니다.” ‘준비된 신인’의 첫 티샷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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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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