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은행 "해외부동산 투자자 잡아라"

규제 완화로 동남아등 상담 요청 급증<br>외환·HSBC등 "맞춤 서비스 제공하자"<br>전문가 채용·외국업체와 제휴등 활발



“노후에 말레이시아나 인도네시아ㆍ필리핀에 가서 살려면 돈이 얼마나 필요한가요.” 정부가 원화 강세 기조를 눅이기 위해 해외부동산 규제를 대폭 완화하자 시중은행 프라이빗뱅킹(PB) 상담 창구에는 노후를 동남아 등지에서 보내는 방안에 대한 고객들의 상담 요청이 늘고 있다. 그동안 은행의 해외투자상담은 전통적으로 미국ㆍ오스트레일리아 등 영어 사용권에 대한 유학 및 부동산 상담이 주류를 이뤄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영미권 국가는 물론 말레이시아와 필리핀ㆍ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지역에 대한 투자를 문의하는 고객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이는 국내에서는 규제 강화로 부동산 투자가 점점 어려워지는 반면 해외 부동산 투자의 문호는 넓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종면 외환은행 해외고객센터 팀장은 “최근 말레이시아와 태국ㆍ필리핀 등 동남아 쪽으로 거주용, 또는 임대할 수 있는 투자용 주택을 문의하는 고객들이 많다”며 “특히 최근 동남아 지역 주택은 학비 때문에 미국이 아닌 동남아로 유학을 선택한 학생들을 위한 임대용으로 이용하거나, 이후 은퇴 후 거주할 수 있는 주택으로 인기가 올라가면서 문의를 해오는 고객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HSBC의 정경희 서초지점 파이낸셜플래너(FP)는 “과거 투자가 몰렸던 미국과 캐나다ㆍ호주 등은 물론이고 최근에는 자산규모가 있는 고객들 중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투자를 문의하는 비중이 늘고 있다”며 “자산배분 차원에서 투자를 고려하는데 최근 환율 하락세 등도 투자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HSBC는 각국마다 부동산 세제와 법률 등이 다르고 고객들이 언어 제약으로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는 점을 포착해 투자 현지의 FP와 한국 FP를 직접 연결해 투자를 진행해주고 있다. 이처럼 고객의 해외 투자 선호지역이 넓어지면서 은행들도 전문업체와의 제휴를 확대해 기존에 정보가 부족했던 지역에 대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HSBC는 미국ㆍ영국ㆍ캐나다ㆍ오스트레일리아 등 선진국과 말레이시아ㆍ인도네시아ㆍ중국까지 포함, 모두 17개국의 부동산 투자를 지원하는 해외개인금융서비스를 내놓고 각국 현지법인과 연계해 투자를 지원하고 있다. 외환은행도 해외고객센터에서 자사의 해외 네트워크망을 활용해 금융정보와 송금 및 외국환 관련 서비스뿐 아니라 뉴스타ㆍCBBR 등을 통해 심화된 부동산 매물 정보 등을 제공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부동산114와 제휴해 해외부동산 정보 제공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으며 우리은행은 미국에서 활동했던 해외부동산 전문가를 채용해 역삼동 어드바이저리센터에서 자문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나은행과 기업은행 등도 루티즈코리아 등 부동산전문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정보의 질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하나은행은 일본 스미토모신탁은행과 제휴를 맺고 부동산 관련 정보 제공을 확대할 계획이다. 박성현 신한은행 외환사업부 과장은 “앞으로의 해외부동산 투자관련 서비스는 정보채널을 다양하게 구비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이를 위해 각 지역별로 신뢰할 수 있는 리알토(자문사)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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