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50대 여성 K는 전 재산인 모텔을 팔아 손에 쥐게 된 20억원을 은행에 맡기려 했다. 하지만 지인의 주식투자 권유를 받고 A증권사 직원 B를 소개받았다. K는 주식투자에 문외한임을 밝히고 안정적인 투자를 요청하면서 A사에 주식매매거래계좌를 개설한 뒤 B에게 이를 맡겨 주식거래를 시작했다. 한 달 뒤 B는 K에게 미수거래로 이익을 거뒀다고 설명한 뒤 신용거래계좌를 설정하면 더 큰 이익을 볼 수 있다면서 신용거래계좌를 설정할 것을 권고했다. B를 믿고 신용거래를 시작한 K는 결국 2년 만에 17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A사와 B는 어떠한 법적인 책임을 질까.
A 모텔업에 종사했던 K가 주식거래 경험이 없었던 점 등을 감안할 때 K에게 신용거래를 권유한 B의 행위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하 자본시장법) 등을 위반했는지와 손해배상책임 등을 살펴봐야 한다.
자본시장법은 증권사로 하여금 고객이 일반투자자인지, 전문투자자인지를 확인하게 하고 일반투자자라면 투자목적, 재산상황 및 투자경험 등에 따져 고객에게 적합하지 않은 투자들 권유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나아가 경험이 없는 투자자에게 금전의 대여를 조건으로 투자권유를 하지 못하도록 하고 이를 위반하면 5,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법원은 위와 유사한 사례에서 증권사 직원은 불법행위로, 증권사는 사용자로서 고객에 대해 각각 손해배상책임을 진다고 판결했다.(대법원 2012다95363)
증권사 직원은 고객이 주식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갖추지 못한 사람이라는 점과 투자 자금이 고객의 전 재산이며 고객이 안정적인 투자를 원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 실패의 결과가 배가될 수 있는 위험성을 고객에게 상세하게 알리지 않은 채 신용거래계좌를 개설하도록 권유했고 신용거래로 융자를 받아가면서까지 특정 주식을 집중 매수해 거액의 손실을 보게 한 점 등에 근거해 해당 직원이 고객에 대한 보호의무를 저버리고 불법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따라서 K는 A증권사와 B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K에게도 증권사 직원의 말만 믿고 신용거래를 하도록 한 책임이 있으므로 구체적인 배상금액은 과실의 비율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
정유철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 youchull@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