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험사의 '뼈대 사업부'라 할 자동차보험이 계륵으로 전락하는 것일까.
지난 회계연도에 자동차보험의 원수보험료(보험사가 가입자로부터 거둬들인 전체 보험료)가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할인 경쟁과 서민물가 안정 차원의 보험료 단속 등이 얽히고설키면서 대당 보험료가 줄고 손해율도 상승했기 때문이다.
26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올 2월까지 자동차보험의 원수보험료를 가집계한 결과 총 11조7,5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했다. 2012 회계연도에서 이달만 빠진 수치라 이대로라면 연도별 자동차보험의 원수보험료가 최초로 줄어들 것이 확실하다. 자동차 등록 대수가 매년 증가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원수보험료 감소는 그만큼 자동차보험의 사업성이 악화되고 있다는 뜻이다. 실제 직전 회계연도인 2010년과 2011년의 원수보험료는 전년 대비 각각 10.6%, 5.1% 늘었다.
업계에서는 마일리지 할인, 블랙박스 설치 할인 등 과당 할인 경쟁에다 외제차 증가에 따른 손해율 악화 가중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대형사들도 보험료가 저렴한 온라인 사업 쪽을 강화하면서 수익성이 더 핀치로 몰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숫제 자동차보험이 다른 상품을 팔기 위한 브리지형 상품으로 위상이 급격히 추락하고 있다는 냉소가 여기저기서 들리는 상황이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이제는 대형사에서 다이렉트 사업에 진출한다고 발표해도 설계사들조차 그러려니 한다"며 "자동차 보험은 그저 고객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위한 정거장으로 여기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문제는 온라인 업체나 자동차보험 전업사들이다.
대형사와 달리 다른 보장성 상품 판매 등으로 자동차 사업에서의 부진을 만회할 여력이 안 되는 탓이다. 이 때문에 당국의 보험료 단속에 대한 위기감도 크다. 특히 이해관계가 다를 수밖에 없는 대형사가 사실상 업계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 데 대한 반감도 적지 않다.
한 전업사 관계자는 "결국 등 터지는 것은 중소형사"라며 "다른 보험 상품으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쉽지 않다"고 푸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