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한국거래소가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국제회의장에서 개최한 '코스닥ㆍ코넥스시장 상장제도 설명회'에는 올해 처음 선보이는 중소ㆍ벤처기업 전문시장 '코넥스'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몰린 금융투자업계 관계자, 일반투자자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상장 예비사들과 금융투자업계 관계자,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개최한 이날 설명회를 위해 거래소는 400석의 좌석과 설명서를 마련했지만 오후3시 설명회가 시작되기 전 이미 동나 설명서를 추가로 마련해야 했다. 이날 늦게 도착한 사람들은 국제회의장에 마련된 좌석이 꽉 차 양쪽 복도로 이어지는 길에 놓인 간이좌석에 앉아 설명을 들어야 했다.
금융위원회와 거래소가 지난해부터 추진한 중소ㆍ벤처기업 전문시장 코넥스시장의 상반기 개설을 앞두고 투자자들은 냉정한 자세를 유지했다. 정부 주도로 제3시장을 마련하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효과는 두고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서울 가산동에서 플랜트 관련 벤처기업을 운영하는 김모(39)씨는 "중소 벤처기업을 운영하는 사람으로서 기업을 하며 가장 어려움을 겪는 자금 조달을 도와주겠다는 것은 긍정적"이라며 "하지만 기업인 입장에서 장외 시장을 봐왔기 때문에 코넥스시장이 얼마나 활용될 수 있을지 잘 판단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코넥스시장에 관심이 있는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지적한 부분은 코넥스에 참여하는 기업이 얼마나 신뢰가 있는냐는 것이었다. 코스닥시장과 달리 코넥스시장은 자기자본 5억원, 매출 10억원, 순이익 10억원 가운데 한 가지 요건만 충족하면 상장을 신청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투자자들에게 투자 컨설팅을 하는 최모(43)씨는 "코넥스시장에 투자를 할만한 고액자산가들에게 관련 시장에 대해 더 잘 설명해주기 위해서 왔다"며 "코넥스시장의 경우 상장기업들의 진입 요건은 낮지만 공시 의무는 대폭 줄여 투자자들의 위험이 커졌다"고 우려했다. 최씨는 이어 "코넥스시장이 벤처기업의 육성을 우대하느라 투자자 보호 부문을 줄인 것은 잘못"이라며 "투자자들은 해당 기업에 투자할 때 이 기업이 얼마나 돈을 벌 수 있나, 얼마나 오래갈 수 있나, 얼마나 투명한 회사인가를 판단해야 하는데 공시 요건을 완화해 이 같은 부분을 전적으로 기업과 상장 주선인에게 맡겨두고 투자하라는 소리처럼 들렸다"고 지적했다.
이날 설명회를 찾은 유명 증권정보 사이트의 한 관계자는 "코넥스시장이 개설되면 주주들을 얼마나 보호할 수 있을지에 대해 파악하러 나왔다"며 "향후 3억원 이상 예탁금을 맡긴 개인투자자들도 투자를 할 수 있는 시장인 만큼 시장 안전장치가 더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코넥스 기업의 상장을 맡는 지정자문인제도에 대해서도 의문의 목소리가 나왔다. 앞으로 코넥스시장에 상장하게 되는 기업들은 기존 '주관사'와 비슷한 지정자문인이 상장 절차를 맡게 된다. 지정자문인은 상장업체들의 기업 실사와 상장적격성 보고서 등의 업무를 맡아 3개월가량 걸리던 상장 시간을 최소 15일로 줄이는 역할을 한다. 중소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허모(43)씨는 "지정자문인은 상장 이후 관련 기업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게 되지만 해당 기업의 실적이 형편없을 때 어떻게 책임져야 한다는 것인지 불분명하다"며 "코넥스 기업말고 현재 코스닥시장에도 많은 증권사들이 리포트로 관련 기업의 현황을 알리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 차별화시키는지가 모호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