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15일 US에어웨이 소속 에어버스 A320기가 뉴욕의 라과디아 공항 활주로를 이륙한 지 불과 5분이 채 안돼 엔진 두개가 동시에 꺼져버렸고 비행방향과 별로 다르지 않은 허드슨강 위에 내려 반쯤 물에 잠긴 기체의 날개 위에 160여명의 승객들이 애타게 구조를 기다리는 장면이 전세계에 전파됐다.
항공사상 가장 운이 좋은 기적처럼 한 사람의 희생자도 없었다. 기장인 체슬리 설렌버거 조종사의 빠르고 정확한 판단과 물에 잠긴 객실을 전부 확인하고 맨 마지막에 날개 위로 올라와 구조된 투철한 직업정신이 자신뿐만 아니라 모든 승객의 목숨을 살렸다는 찬사가 계속 쏟아지고 있다.
이번 사고의 책임조종사인 설렌버거 기장은 미 공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전투기 조종사로 F-4 팬텀기를 조종했으며 네바다주의 넬리스 공군기지에서 미국 최정예 해병대와 해군 항모전투조종사들과 모의 공중전도 치러본 베테랑이었고 군 근무 중에도 계속 공부해 석사 학위가 두개나 있는 실력파다.
이런 경우 가장 위험한 결정은 기수를 180도로 회전시켜 활주로로 되돌아갔을 경우다. 조종 교육에서는 이륙 이후 고도가 2,000피트 정도 될 때까지는 절대로 활주로로 되돌아가지 말고 바로 내려가라고 한다. 왜냐하면 낮은 고도에서 저속력으로 급선회하면 비행기가 추락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로 밑에 적합한 평지가 없고 뉴욕의 고층 건물들이 숲을 이루고 있는 경우에는 강 위에 내리는 방법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 보잉 737ㆍ747ㆍ777기와는 달리 유럽 에어버스의 A320기는 엔진이 두개밖에 없다. 지금까지의 통계로 봐서 엔진 2개가 동시에 꺼지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엔진을 3~4개 장착하는 설계는 과소비라는 지침이 이번의 사고로 얼마나 위험한지를 명백히 증명하고 있다.
왜 엔진 두개가 동시에 꺼졌을까. 그것은 수백마리의 물새 떼가 한꺼번에 비행기 근방에서 날아다니다 엔진에 빨려 들어가버렸기 때문이다. 1908년 라이트 형제가 인류 최초로 동력을 이용한 비행기를 개발해 미 육군 통신대에 납품했고 1914년부터 4년간 세계1차대전 중에 엄청난 기술을 개발, 최초의 다엽기에서 복엽기로 복엽기에서 또 단엽기로 개발됐고 각종 엔진과 프로펠러도 개발돼 빠른 속도의 전투기 생산이 그 나라의 국방력이 됐다.
세계2차대전이 끝날 무렵에는 P-51기 등을 창안했으나 프로펠러를 사용하는 전투기로서는 더 이상 빠른 설계를 할 수 없는 한계에 부딪쳤고 그때부터 독일ㆍ영국ㆍ일본 등의 과학자들이 제트엔진을 구상하게 됐다.
오늘날 우리가 보는 F-16ㆍF-15ㆍF-22기 등의 전투기는 음속의 3배까지 빨리 날 수 있다. 역사상 처음으로 제트엔진 특허를 낸 사람은 영국 항공대의 테스트 조종사이자 엔지니어인 프랭크 휘틀경이지만 실제로 개발한 사람은 독일 물리학자인 한스 폰 오하인 박사다.
제트엔진이 탄생한 때부터 지금까지 가장 큰 위험은 수많은 새들이 한꺼번에 몰려 날아다니다 엔진에 들어가 폭발시키거나 아니면 자동 정지시켜버리는 경우다. 이번의 US에어웨이 사고도 바로 라과디아 공항주변의 바다물새떼가 그 원인으로 판정됐다.
대부분의 우리나라 공항은 엔진이 꺼진 경우 비상착륙할 평지가 거의 없고 산악지대가 앞을 가로막고 있다. 만약 이런 엔진사고가 이륙 직후 일어났다면 실로 엄청난 재앙이 될 수 있다. 철저한 항공기 정비와 이륙 전 점검 및 조종사 재교육만이 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항공사들의 조종사 대우개선과 재교육을 게을리하지 말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