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엔 급등·유로 급락' 외환시장 요동

日 무역상사 유로화 대량매도·엔화 매입으로일본의 무역회사들이 대거 유로화를 팔고 엔화를 사는 바람에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고, 유로화 약세가 가속화되고 되고 있다. 31일 뉴욕외환시장에서 엔화는 한때 1달러당 118엔대까지 급등했고, 1유로는 달러에 대해 1.25% 떨어진 84.55센트, 엔화에 대해 2.25% 하락한 100.25엔으로 급락했다. 엔화는 이번주 들어 유로에 대해 9엔, 달러에 대해 4엔 상승했으며, 유로화는 지난해 11월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딜러들은 그동안 1달러당 120~125엔의 범위를 움직이던 엔화가 115~120엔대로 이동했으며, 유로는 연말에 지금보다 10% 더 떨어진 76센트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통화 이론에 따르면 유럽의 성장율과 금리가 미국과 일본유다 높기 때문에 유로화가 강해야 하고, 일본의 장기불황이 지속되는 한 엔화는 약세로 가야 한다. 그러나 각국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기 때문에 국제외환시장에 이 같은 역류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최근 국제 외환시장을 동요시키고 있는 세력은 일본 상사들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일본 상사들은 불안한 유로화를 대량으로 팔고, 엔화를 사들이고 있으며, 그 여파로 달러에 대해서도 엔화는 강세로 돌아섰다는게 외환시장의 분석이다. 저금리의 엔화 자금을 빌려 금리 또는 환율 차익을 노리는 미국계 헤지펀드들은 엔화 강세가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시장 추이를 지켜보고 있으며, 외환 딜러들의 허수 주문보다는 실제 자금이 오가는 실거래가 환율 변동의 주요인이 되고 있다. 일본 기업들의 방향 전환을 유도한 장본인은 차기 일본은행 총재로 유력시되고 있는 후쿠이 토시히코 부총재로 지목되고 있다. 후쿠이 부총재는 "금융구조조정을 위해 발행하고 있는 국채를 더 이상 매입하지 않겠다"면서 하야미 마사루 총재의 통화팽창정책에 반대의견을 피력했다. 올들어 일본은행은 돈을 풀어 국채를 매입함으로써 엔화 약세를 방임했지만, 국채 매입을 않겠다는 차기 유력자의 발언에 일본 상사들이 방향을 바꿔 엔화를 사들이고 있다. 일본 회사들은 엔화 매입자금을 달러보다는 유로를 팔아서 마련하는 바람에 시장의 동요를 가중시켰다고 국제외환시장에 알려져 있다. 유럽 국가들은 미국과 일본보다 안정된 성장을 지속하고 있지만, 회원국간 이해관계 대립으로 정책 조율이 지연되는 바람에 공동 통화의 가치를 지탱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수출을 확대하고 싶어하는 일부 회원국을 의식, 유럽중앙은행(ECB)의 빔 두이젠버그 총재가 "외환시장 개입은 없다"고 발언하는 바람에 유로화 약세를 가속시켰다. 유로화는 내년 1월 유로화 지폐와 동전을 발행되기까지는 가상의 통화이므로, 외환 투기자들이 11개국 내부의 고정환율을 교란시키기 위해 치열한 공격이 예상된다. 출범 2년반이 돼가는 유럽 공동통화의 성공 여부는 연말까지 유로화가 유럽 경제의 기초여건(펀더멘털)과 유럽인들의 자존심을 지킬 것인지에 달려있다는 것이 외환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뉴욕=김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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