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성장엔진 올스톱 위기

성장외끌이 수출 증가율마저 10%대로 떨어져 <br>전방위 침체로 4분기 성장률 3%대 추락 우려

경기의 냉각속도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빠르다. 성장을 외끌이해주던 수출마저 증가율이 10%대로 떨어지며 경기를 구성하는 두 날개(내수ㆍ수출)가 동시에 수직 하강하는 조짐이다. 당장 4ㆍ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3%대로 추락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팽배해 있다. 통계청이 29일 내놓은 ‘10월 산업활동 동향’을 보면 ‘전방위 침체’라는 말이 가장 어울릴 정도다. 산업생산은 전년동월보다 5.7% 증가했지만 반도체를 제외하면 1.3%의 증가율에 그치고 영상음향통신까지 빼면 도리어 0.6% 줄어들었다. 반도체 현물값이 최근 3달러대로 떨어지는 등 시장이 얼어붙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12월 산업생산 전체가 마이너스로 곤두박질칠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생산능력 증가율도 4.8%로 지난 4월의 4.3% 이후 가장 낮았고 재고 증가율은 5.8%로 지난해 11월 5.9% 이후 가장 높았다. 투자는 안하고 가격유지를 위해 물량조절에 나서고 있음을 시사한다. 소비지표인 도ㆍ소매판매가 전년동월보다 2.3% 줄어들어 4개월째 감소세를 지속한 것은 워낙 내수가 바닥에 떨어진 터라 충격이 덜하지만 문제는 수출이다. 1월 이후 10%대로 증가율이 떨어진 데 이어 한자릿수로 추락하는 현실도 멀지 않은 듯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한 관계자는 “한국경제에서 당분간 20%대의 수출 증가율은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비와 수출이 동반 하강하다 보니 기업들의 설비투자는 바닥을 모르고 떨어지고 있다. 설비투자 추계는 전달 0.5% 줄어든 데 이어 10월에도 0.9% 감소했다. 기계수주도 8.1% 줄어 4월째 마이너스 행진을 지속했다. 건설수주는 32.1% 증가했지만 서울 반포와 경기 과천 등의 재건축 때문에 일시적으로 일어난 현상으로 경착륙 우려는 계속되고 있다. 잿빛 지표로 가득차면서 현 경기를 표시하는 경기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7개월째 하강, ‘L자형 침체’의 늪에 이미 접어든 게 아니냐는 우려가 팽배하다. 지난 3ㆍ4분기 성장률이 4.6%까지 내려앉은 데 이어 4ㆍ4분기도 잘해야 4%대에 걸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박사는 이미 4ㆍ4분기 성장률이 3% 안팎까지 추락할 것이라는 비관적 경고를 내놓았다.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도 최근 브리핑에서 “4ㆍ4분기 성장률이 3ㆍ4분기보다 좀 낮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에 따라 올해 전체 성장률도 5%는 이미 불가능해졌고 4% 후반대도 힘들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강해지고 있다. 4ㆍ4분기에 4% 중반으로 곤두박질친 데 이어 내년 전체 성장률도 3%대로 가라앉는 최악의 상황까지 우려되는 시점이다. 김영기기자 yo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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