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GS발 쇼크' 로 잠시 주춤했던 주요 국제원자재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세계경제 회복세에 대한 기대가 되살아나는데다 자원 블랙홀인 중국의 수요증가가 지속적으로 이어지자 '공급자 주도'로 변한 철광석ㆍ석탄ㆍ구리 등 주요 원자재 시장에서 가격인상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원자재 가격 급등은 해외자원 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에 무역수지 악화, 원가상승 압박 등 커다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8일 호주 시드니모닝헤럴드(SMH)에 따르면 세계적 광산업체인 BHP빌리턴은 지난 5일 일본 JFE스틸과 계약을 맺고 철강 생산에 투입되는 강점탄(hard coking coal)을 톤당 200달러에 3개월(올해 4~6월) 동안 공급하기로 했다. 이번 공급가격은 지난해 연간계약 가격인 톤당 130달러에 비해 54% 비싸 현재 현물가인 220달러에 육박한다. BHP빌리턴 측은 이와 관련해 "올해부터 시장가격에 근거한 단기계약으로 공급할 것"이라며 "중국ㆍ인도ㆍ유럽 등지의 구매자들과도 (유사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과거와 달리 안정적인 수요시장 확보보다는 단기 재계약을 통해 시장가격을 기반으로 가격상승을 유도하겠다는 노골적인 전략이다. 철광석 가격 역시 큰 폭의 인상이 불가피해 보인다. 다우존스는 베이징발로 중국 철강업체들과 BHP 등 광산업체들의 가격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으며 광산업체들의 과도한 가격인상 요구를 수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철광석 현물가격은 이달 들어 톤당 140달러대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발레ㆍ리오틴토ㆍBHP 등 3대 광산업체가 요구하는 '연간 도입가 90달러'가 사실화된 상태다. 지난해 철강사들의 철광석 도입가격은 포스코 58달러 등 60달러 수준이었다. 구리 가격은 세계 최대 생산국인 칠레의 지진으로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5일 런던금속거래소(LME)의 구리 가격은 톤당 7,545달러로 올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던 2월5일의 6,280달러에 비해 20.1% 올랐다. 칠레는 세계 구리 소비량의 35% 이상을 공급하는 1위 생산국이다. 구리 가격 상승은 아연ㆍ니켈 등 다른 원자재 가격 상승세도 이끌고 있다. 니켈의 경우 2월의 톤당 1만7,050달러에서 2만2,395달러로 급등했다. 아연 가격도 같은 기간 21% 상승했다. 이 같은 원자재 가격 상승세는 세계경제가 더블딥에 빠지지 않고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데다 세계 각국의 경기부양 조치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이 원자재시장으로 유입되면서 가격상승을 부채질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자원확보에 열을 올리는 중국이 가격이 떨어질 경우 곧바로 매입에 나설 것으로 보여 원자재 가격 상승흐름은 좀처럼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