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이비드 에드워즈 SC제일은행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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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정 원신한은행 부행장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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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선 대한국신용평가 전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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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덕 금융감독위원장은 14일 본지 후원으로 여의도 63시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바젤 2 대응방안 컨퍼런스’에 참석해 “바젤 2가 시행되면 기업의 성장성과 신용도에 따라 자금차입 조건이 좀더 크게 차별화될 것”이라며 “기업들이 신용도 관리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이호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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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가 후원하고 금융감독위원회ㆍ금융감독원이 주최하는 '바젤 2 대응방안 컨퍼런스'가 14일 서울 여의도 63빌딩 국제회의장에서 1,000여명의 중소기업 대표 및 대기업 재무담당 임원 등이 참가한 가운데 개최됐다. 이날 행사에는 김용덕 금감위원장을 비롯해 윌리엄 라이백 금감원 특별고문, 리처드 웨커 외환은행장 등 금융계 인사들이 참석해 바젤 2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대기업 및 중소기업 대표 및 재무담당 관계자들은 내년 초 시행되는 바젤 2가 기업의 재무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주제 발표자들의 한마디 한마디를 메모하는 등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컨퍼런스 주요 발표내용을 요약, 정리한다.
■바젤2, 의무인가 기회인가-
데이비드 에드워즈 SC제일은행장
바젤 2는 금융공학 발달 등 급변하는 국제금융환경 변화에 맞춰 은행의 자본적정성 기준을 획기적으로 바꾸는 새로운 규제 틀이다. 은행의 대출 리스크와 자기자본 간의 적절한 균형점을 찾지 못할 경우 금융시장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위기 의식에 따라 바젤 2가 탄생했다.
바젤 1이 단순한 양적 자기자본 규제였다면 바젤 2는 은행 대출(위험자산)에 대해 세분화한 위험가중치를 적용함으로써 리스크를 바탕으로 자기자본 적정성에 대한 평가가 이뤄지도록 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리스크를 바탕으로 한 영업전략을 펼칠 수밖에 없다.
은행은 대출상품 등의 리스크를 정교하게 측정하고 이를 기준으로 대출규모 및 금리한도 등을 결정하게 된다. 고객 입장에서는 평소 은행과 상시적인 재무정보 교류 등으로 신뢰를 쌓아야 좋은 조건에 금융상품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바젤 2하에서는 대출에 따른 신용 리스크 측정뿐 아니라 감독당국의 감독철학과 투자자에 의한 시장감시도 새로운 차원에서 다뤄지게 된다. 즉 은행에 최대한 리스크를 바탕으로 한 자율적인 영업권한을 주는 대신 감독당국이 유동성ㆍ편중ㆍ금리 등의 전반적인 리스크를 감독해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면 시정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했다.
바젤 1에서는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8%만 넘으면 자산건전성 기준에서 합격점을 받았지만 바젤 2에서는 다르다. 자기자본비율이 8%를 넘더라도 특정 대출에 대한 쏠림현상 등이 일어나면 편중 리스크가 크다고 보고 추가로 자기자본 적립을 요구할 수 있다.
여기에다 은행의 자기자본 적정성 관련 공시 의무도 확대해 시장 투자자들의 감시도 강화했다.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들이 은행 대출의 ‘품질’까지 꼼꼼히 따질 수 있도록 함으로써 투명경영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 같은 이유로 바젤 2는 은행의 경영방식, 감독당국의 감독방식, 고객의 은행 거래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즉 은행은 리스크를 바탕으로 자율적으로 영업을 추진하고 감독당국은 수치가 아니라 원칙 중심의 감독정책을 펼칠 수 있게 된다. 또 신용도가 좋은 고객과 그렇지 못한 고객 간의 금리차등 등 차별화가 심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그 어느 때보다 신용관리에 주의해야 한다. 특히 한 번 신용이 떨어지면 이를 회복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만큼 평소에 대출 원금이나 이자 연체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게 필요하다.
■바젤2 도입따른 은행 신용관리및 기업 대응방안-
이 정 원신한은행 부행장보
바젤 2 도입으로 은행의 기업신용평가 기준이 일대 변화를 맞고 있다. 기업 신용도에 따라 대출규모, 금리 차별화가 심해지기 때문이다. 신용도를 결정할 때 담보보다는 기업의 미래상환능력을 먼저 고려하게 된다.
미래상환능력을 높이기 위해 기업은 기본적으로 핵심 사업에 충실해야 한다.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하는 등 위험한 행위는 삼가고 차입을 통한 사업 확장도 관리능력 범위 내로 제한해야 한다.
기업은 거래 은행과의 상시적인 재무 및 투자계획 등 경영정보 교류를 통해 은행과 신뢰를 쌓아야 한다. 우량기업이라도 은행이 신용상태를 잘 모를 경우 신용도가 낮은 고객 기준으로 금리가 결정될 수 있기 때문에 각종 경영정보의 투명성을 유지해야 한다.
기업의 신용상태를 잘 모르면 기업 징후를 갖고 판단하게 된다. 예를 들어 금융거래 연체정보, 부정적 회계감사 의견, 긴박한 대출신청, 정보공개의 지나친 회피 등은 불안한 조짐으로 평가돼 신용등급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신한은행의 경우는 바젤 2(기본내부등급법 기준)가 도입되면 대기업의 70~80%가 금리 등 대출조건에서 유리해지는 반면 중소기업은 40~60%가 불리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규모가 작고 자금력이 약한 중소기업이 상대적으로 불리해지는 만큼 바젤 2에 대한 대비책이 절실하다.
구체적으로 대기업의 경우 신용등급별로 BBB-를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유리하고 그 이하면 불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은 BB를 기준으로 그 이상은 유리, 그 이하면 불리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좌대출 등의 미사용한도는 은행 입장에서 신용 리스크 부담이 되고 수수료 부과 등을 통해 기업에 비용을 전가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기업은 계절적 자금수요, 일시적 영업자금 소요에 대응해 대출한도를 적절히 사용해야 한다. 또한 기업은 안정적 자금조달을 위해 단순 대출에서 벗어나 채권 발행, 보증기관의 보증 등 신용 보강 등 다양한 자금조달원을 마련해야 한다.
바젤 2 체계하에서의 신용등급 결정 요소가 무엇인지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현금흐름, 수익성, 자본 및 차입금 구조, 성장성, 생산성 등 재무적 요소가 70%이고 산업위험, 사업위험, 경영자 위험, 경영구조, 신뢰도 및 평판 등 비재무적 요소가 30%를 차지한다. 은행별로 각자 내부신용등급 모형을 갖고 있는 만큼 기업들은 자신의 신용등급에 따라 유리한 은행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신용이 좋은 기업은 신용등급에 따른 금리차가 큰 은행을 선택하고 신용이 좋지 않은 기업은 신용등급에 따른 금리차가 작은 은행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
■신용평가 방법 및 신용등급 제고방안-
김 선 대한국신용평가 전무
미래의 경영환경 변화와 이에 대한 기업의 대응능력이 주요 신용분석 대상이다. 이 과정에서 경영진의 업계 환경에 대한 인식과 전망, 리스크 관리 능력, 경영목표, 이념 등이 중요한 판단기준이 된다. 최고경영자의 현상 인식과 문제해결 능력이 높다고 판단되면 신용등급이 올라간다.
경영진 및 현장 인터뷰는 경영계획의 합리성, 실현 가능성이나 일관성을 파악하는 데 대단히 중요하다. 또한 합리적인 지배구조는 미래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때문에 등급 상향의 요인이 된다.
신용을 높이기 위해서는 자산과 매출 확대에만 급급하지 말고 인적ㆍ물적 시스템 합리화 등 질적 개선에 주력해야 한다. 주기성이 강한 산업은 호황기에 증설 경쟁을 지양하고 잉여자금으로 보완산업에 진출하거나 불황에 대비해 자금을 비축해야 한다.
대규모 자금 소요 및 차입에 의존한 확장정책을 지양하고 재무구조 안정화를 위해 전략적 투자자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유동성 위기를 사전에 막기 위해 자산유동화 작업에 착수해 부채 만기 구조를 재편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은행차입과 기업어음에만 의존하는 경우 유동성 위기에 빠지기 쉽기 때문에 증자 채권 발행, 자산유동화 등 다양한 자금조달 대비책을 갖고 있어야 한다.
단기차입금 비중이 과다하게 높으면 신용등급에 악영향을 미친다. 단기차입금은 장기차입금보다 조달금리가 낮지만 유동성 위험은 더욱 크다는 데 유의해야 한다. 외부 차입에 의한 계열사 증자참여를 가급적 억제해야 한다. 신용도가 낮은 계열사에 대한 증자 참여시 계열 리스크가 전이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계열사 주가의 상승과 하락은 신용등급과 무관하다. 계열사 간 상호 지급보증, 담보제공, 상호출자, 대여금 등으로 기업 신용도가 떨어질 수 있는 만큼 계열사 간 거래는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
이밖에 위험자산과 비유동화자산 운용 비중을 줄여 재무 안정성을 높여야 한다. 외국인 투자 기업에서 주로 발생하는 과도한 배당과 유상감자는 채권상환 재원을 감소시켜 신용등급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경기변동에 영향을 많이 받는 업종일수록 동일한 지표라도 등급이 낮을 수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경기의 호황ㆍ불황에 따른 주기적 이익 변동이 신용등급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업종별로 신용등급을 결정하는 요소가 상이하다. 예를 들어 건설업은 시공능력 순위, 지역적 다각화 등 사업 안정성이 제일 중요한 기준이지만 전자산업은 주요 제품 숫자, 기술력 유지 및 개발능력 등이 가장 우선적인 심사대상이 된다. 정유산업은 시설규모 및 유통망이 중요하고 주류산업은 영업규모 및 브랜드 파워가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