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투자심리 위축에다 분양가격 상승 등으로 울산지역 미분양 아파트가 속출하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울산지역에서 신규 분양된 300세대이상 아파트는 8,000여 가구(주택공사 제외)로 2000년 2,000여 가구보다 4배, 2001년 5,000여 가구보다 무려 38%나 늘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인기 아파트는 평당 분양가격이 종전 300만원대 후반에서 400~500만원으로 치솟았는데도 30~50대1의 청약 경쟁률을 보였고 N사가 분양한 32평의 경우 무려 138대1을 기록했다.
하지만 일부 아파트는 지난해 연말부터 주택구입 열기가 급속히 냉각된 데다 공급 과잉, 분양가격 상승 등으로 수개월이 지나도록 계약률이 50%에도 미치지 못해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실 예로 북구 S아파트의 경우 서울에 본사를 둔 K사가 지난해 12월 대선 직후 1,500여 가구를 1차 분양했으나 분양률이 50%를 넘지 못하고 있다. 시행사측은 다음달 중순 2차 분양 계획을 잡고 있으나 토지가격 상승 등으로 분양가격 인하가 어려운 데다 미국의 이라크 공격 임박 등으로 위축된 투자심리가 회복될 것인지를 확신하지 못해 정확한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지역 향토 건설사인 S사 사정은 더 심각하다. 지난해 울산의 8학군 지역으로 꼽히는 남구 옥동 인접지역에 중대형 아파트 183세대 아파트를 분양했으나 계약률이 40%대에 그쳤다. 이에 따라 회사측은 분양가의 10%인 계약금을 절반 수준으로 인하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부산 S사도 지난해 10월 울산시 남구 야음동 292세대 규모의 아파트 분양에 들어가면서 분양가격을 비교적 저렴한 평당 370만원(32평형)으로 책정했으나 현재까지 분양을 완료하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지역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올해 시중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고 토지매입 가격 상승 분위기가 쉽게 꺾이지 않을 전망이어서 평당 500만원 아파트들이 잇따라 선보일 전망”이라며 “주택구입 열기가 살아나지 않으면 무더기 미분양 사태를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울산=김광수기자 ks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