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새로운 출발선에 서서

올해는 `무역의 날`이 40주년을 맞는 해다. 이에 따라 무역업계는 오늘 삼성동 무역센터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무역의 날` 행사를 갖는다. 원래는 30일이 `무역의 날`이지만 일요일이기 때문에 이틀을 앞당겨 행사를 개최하게 된 것이다. 오늘 행사에서는 그간 수출에 힘써온 유공자들에 대한 표창과 함께 사진ㆍ사료전시회 등 다양한 부대행사도 펼쳐지게 된다. 불혹(不惑)에 접어든 `무역의 날`은 오랜 연륜만큼 의미도 남다르다. `무역의 날`이 태동했던 지난 64년 1억달러 수출고를 달성했던 때에 비해 수출액이 무려 1,600배를 훌쩍 넘었기 때문이다. 참으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필자가 공직에 첫 발을 디뎠던 73년만 해도 산업화의 기반은 다져지지 않았고, 수출액은 32억 달러에 불과했다. 경공업제품이 전체 수출의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중공업제품의 비중은 20%를 겨우 웃돌았을 뿐이다. 당시 주력 수출품목 중 하나인 합판을 만들기 위해 원목을 바닷물에 담가놓던 장면이 눈에 선하다. 두 차례의 오일쇼크와 중동 건설 붐도 잊을 수 없다. 당시 제한 공급되던 석유를 사기 위해 국민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장사진을 쳐야 했다. 필자를 포함한 많은 공무원들도 원유 수급상황을 점검하느라 밤샘을 마다하지 않는 가운데 오일쇼크로 야기된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국내 건설업체의 중동진출을 독려하고 다녔다. 수출업계가 무역적자 시대를 마감하기 위한 노력으로 분주하던 97년 말 터진 IMF사태는 국운이 걸린 중대한 고비였다. 국민들은 장롱 속에 넣어뒀던 반지ㆍ비녀 등 금붙이를 들고 은행을 찾았고, 무역업계와 정부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기존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다. 우리 사회가 힘 모아 이룩한 결실은 현재 수출순위 세계 12위란 이름으로 찬란하게 빛을 발하고 있다. 우리 경제 역시 총생산의 4분의 1을 수출에 의존하는 `수출체질`로 변모했다. 하지만 우리는 그간의 성과에 겨워 마음을 놓을 여유가 없다. 후발개도국의 추격이 거세지는 한편으로 선진국은 우리를 뿌리치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우리에게는 `2010년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 개막`이란 새로운 목표가 있다. 지금의 2배 되는 소득을 올리려면 그간 흘렸던 땀보다 더욱 많은 땀방울이 필요하다. 이번 `무역의 날`은 우리 사회가 새로운 출발점에 서는 날이다. 수출이 아니면 선진국 진입은 남의 나라 얘기일 뿐이라는 것을 너무 잘 알기 때문이다. <이석영(무협 상근부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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