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면접을 통해 기업은 좀 더 심층적으로 지원자의 역량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책과 지원자의 가치관ㆍ경험 등이 어떤 부분에서 일치하고, 또 어떻게 비판적으로 수용되었는가를 확인해 좀 더 깊이 있는 면접의 활용도구가 될 수 있어요. 통상적인 인성ㆍ적성 검사로는 들을 수 없는 풍부한 답변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진흥원 산하 출판산업종합지원센터 정관성(43ㆍ사진) 센터장은 지난 2일 서울경제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독서면접이 스펙 중심의 천편일률적인 채용전형을 보완할 좋은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또 나아가 "향후 면접 대상도서의 출판사와 편집자를 초빙해 면접 질문지나 채점 등에 참여하게 하면, 책의 기획 방향이나 주된 흐름, 이해력 등에 대한 종합적인 판단을 얻는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현재 예비출판인 교육 프로그램 지원자를 대상으로 독서면접을 실시하는 한국출판인회의 산하 서울북인스티튜트(SBI)를 좋은 예로 꼽았다. 이 과정은 지난해 7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정 센터장은 "열정과 역량을 갖춘 지원자들이 독서 이력을 제출하고 이를 중심으로 면접을 진행하는데, 독서의 깊이와 자신의 가치관을 표현하는 방식 등에서 확연한 차이가 드러났다"며 "아직 국민은행이나 안랩 정도만 독서면접을 실시하고 있지만, 대학이나 취업 준비생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하반기 공채부터 독서면접을 채용과정에 적용했다. 이랜드그룹은 승진에만, 안랩은 채용과 승진 모두에 이를 활용하고 있다. 또 서강대 철학대학원에서는 일부 자기출제형 시험을 적용하고 있다. 단지 좋은 답안을 제시하는 것뿐만 아니라, 얼마나 수준 높은 문제를 낼 수 있느냐도 평가의 기준이 된다는 것이다.
또 코트라나 한국관광공사, 현대모비스 등도 진흥원이 개발한 독서면접 매뉴얼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정 센터장은 "기업 특성상 비용이나 결제절차 문제가 있어 추진이 더디지만, 독서면접을 적용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면 그 확산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진흥원은 우선 학교, 공공기관 등으로 독서면접 매뉴얼을 제안하는 대상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책이 지식과 콘텐츠의 원천이라면, 현재 국가적인 과제인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독서를 등한시하는 게 현실인데 책을 많이 읽는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인정 받고, 제대로 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