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북한,800만 아사위기/정환기 일 애지상은 이사장(특별기고)

◎김정일은 1인통치체제 즉각 포기해야4월4일자 한국일보는 「북한의 식량난이 심각해지는 가운데 중국으로 탈출하는 인민수가 하루 3천∼4천명에 달한다」고 보도했다.그래서 북한당국은 국경지대에 1개 대대 규모의 부대를 배치하고 대량 탈출사태를 막으려고 경계태세를 강화하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또 4월3일 발행된 「주간문춘」에 의하면 김정일의 비밀연설을 조선일보와 「월간 조선」이 다음과 같이 보도했다고 한다. 「오늘날 식량문제로 무정부상태가 생긴 것은 당의 활동가들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다.당은 군을 장악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군용미를 보장해줘야 한다. 지금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군용미를 보장해 주는 일이다. 인민들이 쌀을 구하러 헤매고 다니는데 사회주의체제에서는 식량문제도 사회주의 방식으로 해결해야지 개인의 힘으로 해결하게 해서는 안된다.「자기 스스로 해결하라」고 하면 농민이나 장사꾼들이 득세하여 이기주의가 조장되고 당의 계급진지가 무너지고 만다.」 그는 무서운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김정일의 연설은 계속되었다. 「미국이 이 곤궁을 알면 처들어와서 당장 모든 국민들을 노예화할 것이다.」 평양시내에서는 3월20일 방공연습이 있었고 탱크와 장갑차가 시내를 행진했다. 그 차량에는 「미제국주의를 타도하라」는 슬로건이 써 있었다고 한다. 지금 그들이 미국에다 대고 쌀을 구걸하고 있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이다. 이런 연설이 가능한 것은 북의 인민들에겐 라디오 하나 제대로 들려주지 않고, 만사를 완전히 감출 수 있기 때문이다. 외부의 정보는 몽땅 차단하고 이른바 쇄국과 거짓말로밖에 자기 위치를 지킬 도리가 없기 때문이다. 김정일은 식량문제로 골머리는 앓고 있지만 그것은 인민을 위해서가 아니고 군용미 때문이라고 분명히 말하고 있다. 식량문제로 고통을 받고 있는 국민보다도 우선 자기 몸을 지켜주는 군대가 더 소중하다는 소리다. 지도자로서는 정말 미쳤다고 할 수밖에 없다. 4월8일에야 비로소 북한은 못먹은 아이들이 영양실조로 1백34명이 죽었다고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같은 날 식량사정조사차 북한을 방문했던 미하원의 토니 홀의원은 동경에서 6백만∼8백만의 북한 인민들이 아사위기에 직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연간 1천명이상이 굶주림을 못이겨 죽는다는 이야기는 들어 봤지만 백만명 단위의 「아사위기」설은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가. 농업의 부진을 타개하려면 농지복구, 비료증산, 종자개량등 개방 경제체제로 가는 지름길을 택해야 되는데도 체제붕괴를 두려워 하는 김정일일당은 지금의 폐쇄적 사회체제를 본격적으로 궤도수정하려들지 않는다. 그러니 농업재생이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지금의 식량대책은 임시방편에 지나지않고 해마다 연중행사처럼 국제기관과 주변국가들에 염치불구하고 식량 좀 도와달라고 구걸외교를 하고 있는 것이다. 북은 이미 딴 나라의 원조 없이는 살아갈 능력이 없어졌다. 그러나 독재체제가 엄하고 탄압이 워낙 심해서 인민들이 자력으로 반항한다는 것은 기대할 수가 없다. 김정일은 이제 남북통일의 대의를 위해서, 기아에 시달리는 북쪽 인민들이 하루라도 빨리 자유 평화 인권을 획득하게 하기 위하여,빈사상태인 통치체제를 무조건 그리고 평화리에 포기해야 한다. 매스컴이 매일같이 보도하는 것을 보면 북의 지도자들은 이성을 잃었고 백성들은 먹을 것이 없고 나라에는 미래가 없는 상태다. 있는 것은 오직 이웃나라들을 위협하는 무기뿐이다. 조만간 붕괴될 북한의 정권을 맹목적으로 지원하는 단체들은 하루 속히 그 통치체제를 포기하도록 재촉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그래야만 이 세기의 비극은 끝이 날 것이고 우리 민족이 다시 살아날 수 있는 길이 보일 것이다.

관련기사



정환기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