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이러다 진짜…" 전쟁 불안감 확산

허위 문자까지 나돌아<br>생필품 사재기는 없어

“아빠, 선생님이 그러는데 북한이 전쟁을 하기로 했대요.” 25일 오후 직장인 정모(45)씨는 수업시간에 들었다며 “전쟁이 진짜 일어나는 것이냐”며 전화를 걸어온 중학생 아들을 안심시키느라 진땀을 뺐다. 전쟁을 일으키는 데 필요한 국가의 필수역량과 군수물자가 부족한 북한사정, 국제정세를 설명한 뒤에야 아들도 전쟁이 쉽게 벌어질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점을 이해하는 눈치였다고 한다. 정 씨는 아들의 전화에 앞서 수시간 전 “지역근무를 자청해서 한 2년 고향에 있다가 가라”는 노모의 전화도 받은 터여서 전쟁불안감이 의외로 심각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러한 전쟁불안감은 인터넷,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허위사실까지 더해져 특히 세상물정을 잘 모르는 학생들 사이에 급속도로 퍼지는 실정이다. 실제로 중고교생들 사이에는 ‘북한이 전쟁을 선포했다’는 내용의 허위문자가 유포되고 있다. 경찰이 ‘한국군 전쟁태세 돌입해 대기 중’이라는 내용을 휴대전화 메시지로 발송한 혐의로 27일 춘천 모 고교 2년생 A씨 등 3명을 붙잡기도 했다. 서울 K고교 2학년 김모 군은 “전쟁이 안 난다고는 하는데 오늘도 비슷한 내용의 문자를 받았다”며 “전쟁은 우리가 일으키는 게 아니고 그쪽(북한)에서 일으키는 건데 어떻게 전쟁이 없다고 확신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24일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통해 대북강경대응을 천명한 직후, 25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그 어떤 응징과 보복, 제재에 대해서도 전면전쟁을 포함한 강경조치로 대처할 것"이라며 전쟁불사론을 내세웠고 탈북자 학술단체인 ‘NK지식인 연대’가 북한이 전투태세에 돌입했다고 주장하면서 급속도로 퍼지기 시작했다. 일부 네티즌들이 이 주장을 퍼 옮기면서 ‘북한이 전쟁을 선포했다’면서 사이버 공간에 유포시켜 일을 키웠다. 그러나 예전 같으면 나타났을 쌀과 라면 등 생필품 사재기는 아직까지 찾아볼 수 없다. 이에 대해 윤덕희 명지대 북한학과 교수는 “전쟁 위기에 대한 국민들의 학습효과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