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롯데·신세계, 적과의 동침

신세계L&B, 세븐일레븐 맥주 공급

롯데주류는 클라우드 이마트 입점

"판매 채널 확장" 라이벌서 동지로

유통업계 라이벌인 롯데·신세계가 맥주 유통망 확충을 위해 '적과의 동침'에 나선다.

20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주류 수입 전문업체인 신세계L&B는 지난달 중순부터 롯데계열의 편의점인 세븐일레븐 1,000여 개 매장에 벨기에 맥주 '벨룩스 프리미엄 라거'를 3만개 가량 공급하고 있다. 신세계L&B는 지난해말 농협 하나로마트에 와인 4종을 납품했지만 자체 수입 맥주를 신세계 계열이 아닌 타 유통 채널에 공급한 건 2008년 설립 이후 처음이다. 신세계L&B는 이마트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주요 유통망은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을 비롯해 리츠칼튼서울, JW메리어트호텔, 웨스틴 조선 등 호텔 6곳과 20곳의 유명 레스토랑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320억원대다.


흥미로운 점은 신세계L&B가 세븐일레븐에 벨룩스 맥주를 공급하기 시작한 시기에 롯데주류도 맥주 신제품 클라우드를 신세계 이마트에 입점시키고 본격적으로 판로 확대에 나섰다는 것이다. 주류업계에선 수입 맥주가 쏟아지고 신제품이 잇따라 출시되는 등 맥주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격화되면서 맥주 시장 후발주자격인 롯데와 신세계가 적과의 동침마저 불사하는 실리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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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계열의 유통망 위주로 영업에 나섰던 신세계L&B나 새롭게 맥주 시장에 진출한 롯데주류 모두 단편적인 판매 채널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 아래 판매 채널 다양화라는 공통의 목적을 위해 손을 잡았다는 것이다. 양측이 각각 수입 맥주와 토종 맥주로 영역이 다르다는 점도 의기투합을 가능하게했다.

업계 관계자는 "양측이 유통업계 공룡이지만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내세운 맥주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선 과거처럼 한두 개의 공급처로는 어림도 없다"며 "유통망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아는 두 거래 그룹의 전략적 제휴는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는 또 "수입 맥주를 한 컨테이너만 들여와도 3,000만원의 순이익을 거둘 수 있다고 알려질 만큼 수입 맥주 시장이 뜨거워지면서 가세하는 기업들도 크게 늘고 있다"며 "여기에 대기업의 맥주 시장 진출까지 맞물리면서 지키는 자와 빼앗으려는 자의 치열한 경쟁이 주류업계의 최근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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