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부터 추진해 온 멕시코와의 자유무역협정(FTA)이 결렬됐다.
멕시코는 FTA체결을 너무 많이 한다는 국내여론을 이유로 한국과는 협상을 하기 어렵다며 결렬을 통보했다. 멕시코는 오는 8일 노무현 대통령이 국빈 방문하는 나라다.
대통령의 방문을 코앞에 두고 협상결렬을 통보한 것이다. 당혹스럽고 안타까운 일이다. 우리 정부는 대통령방문을 계기로 멕시코와 FTA를 포함한 포괄적 경제협력을 체결한다는 방침이었다. 우리나라와 멕시코는 지금까지 6차례 회의를 가졌다. 그러나 멕시코가 현대자동차의 진출을 요구하면서 서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다 결국 무위로 끝난 것이다.
멕시코는 중남미시장진출의 교두보다. 이에 따라 이미 43개국이 멕시코와 협정을 체결, 관세인하 또는 철폐 등을 통해 교역규모를 늘리고 있다. 일본도 우리보다 앞서 협정을 맺어 유리한 고지를 확보했다.
우리에게 있어서도 멕시코는 지난해 25억달러의 무역수지흑자를 낼 정도로 중요한 시장이다. 그러나 멕시코와 FTA협상이 불발되면서 우리 제품의 경쟁력은 갈수록 떨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이미 우리보다 한발 먼저 협정을 체결한 일본은 자동차ㆍ가전ㆍ휴대전화 등에서 시장을 급속히 확대하고 있다.
멕시코가 FTA협상 결렬을 밝혔지만 추가협상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멕시코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있어 자국농민의 불만 등을 의식해 우리와의 협상이 곤란했을 것이다. 정부는 대통령의 국빈방문을 계기로 멕시코와의 협상재개를 위한 물꼬를 다시 틀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멕시코와의 협상결렬을 계기로 정부는 FTA협상전략을 재점검하고 추진속도를 내야 한다. 우리 정부는 2007년까지 50개국과 FTA를 체결한다는 목표지만 지금까지 협정국은 칠레ㆍ싱가포르ㆍ유럽자유무역연합(EFTA) 등 3개국에 불과하다.
반면 일본은 말할 것도 없고 중국을 비롯해 대만ㆍ싱가포르 등은 FTA협상에 있어 우리보다 앞서가고 있다. 수출의존도가 절대적인 우리나라로서 FTA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세계10위 무역대국에 통상선진국을 지향한다는 국가목표에 걸맞게 FTA협상후진국이라는 불명예에서 벗어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