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내아내·자식 살려내라” 오열… 항의…/유가족·대책본부 스케치

◎일가족 탑승 많아 안타까움 더해/외무부 「대미채널」가동등 “비상”/현장방문 ‘사고가족당 2명’합의대한항공 801편의 추락사고 소식을 접한 유가족들은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느냐』며 오열을 떠뜨리며 가족들의 생사를 확인하기 위해 애를 태웠다. 일부는 『아내 자식 살려내라』고 항공사측에 항의하는 등 분위기가 험악했다. 대한항공측도 갑작스런 사고소식에 대책을 마련하느라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유가족대책본부가 설치된 서울 강서구 등촌동 대한항공 교육훈련센터에는 탑승자 유가족들이 이날 새벽부터 속속 몰려들어 2층로비에 마련된 TV를 통해 현지상황과 탑승자 명단을 확인하느라 분주한 모습. 대책본부가 공식발표한 생존자 명단에 이름이 빠진 유가족들은 눈물을 흘리며 통곡하기도. 딸이 사고기에 탑승했다는 박모씨는 『친구 4명과 함께 딸이 괌으로 갔는데 이런 변을 당했다』며 망연자실. ○…대한항공 801편 보잉 747-300B 여객기 탑승객들중에 일가족이 유난히 많아 안타까움을 더해주고 있다. 국민회의 신기하의원 부부, 노무라증권 한국지사 박정실차장(41)의 일가족 4명 등 부부나 자녀를 대동한 일가족 여행객이 80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 ○…대한항공 사고대책본부는 정확한 현장 파악을 위해 이날 하오2시께 미태평양 사령부 등과 핫라인을 개설했다. 대한항공은 미군 측으로부터 통역관 12명, 간호사 10명이상, 의사 2명 등이 필요하다는 요청을 받고 이날 하오 특별기편으로 이들을 현지에 파견하기로 했다. 이태원 부사장은 현지 미군이 P9 수송기편으로 생존자 중 28명을 미국 본토 병원으로 수송, 치료를 받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외무부는 6일 새벽 KAL기 추락사고가 발생하자 곧바로 현지공관과 긴밀히 연락을 취하면서 비상근무체제에 돌입. 이날 새벽 긴급연락을 받고 상황실에 도착한 유종하외무장관은 상황보고를 받고 사고경위 및 생존자 파악과 부상자 치료에 최선을 다하라고 현지공관에 긴급 훈령을 발동. 외무부는 유가족들이 괌 사고현장 방문시 필요한 여권발급을 위해 주민등록증과 사진만 갖고 오면 임시여권을 발급해 주는 등 편의를 제공. ○…외무부는 정성배 재외국민심의관 등 3명의 본부직원을 정부대표단의 일원으로 현지 파견하는 한편 미정부와 긴밀한 협조관계를 유지키 위한 외교채널을 최대한 가동. 홍정표 2차관보는 『현재 주미대사관과 주아가냐총영사관을 통해 미국의 국무성, 국방성 및 연방교통안전위원회 등 관계기관과 접촉, 생존자의 신속한 구조를 위해 최선을 다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발표. ○…KAL기 사고 소식이 전해지면서 성수기를 맞아 호황을 누리던 국내 여행업계에는 해외여행객들의 때아닌 예약 취소 사태로 울상. 각 여행사에는 이날 아침부터 정상적인 출발여부를 문의하는 전화와 함께 예약을 취소하겠다는 전화가 빗발. 이번주에만 미주·유럽·동남아 등에 6백여명의 해외관광객을 내보낼 계획으로 있던 K여행사는 약 30% 이상의 해약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괌이 10%를 차지. 또 H여행사도 50여명의 괌 여행객들이 오는 8,9일 출발예정이었으나 대부분 예약을 취소. ○…이날 낮 12시30분께 조세형국민회의 총재대행이 등촌동 대한항공 교육훈련센터에 마련된 유가족대책본부를 방문, 유가족들을 위로. 조총재대행은 또 사고비행기에 탑승한 신기하의원에 대한 소식을 묻기도 했으며 대한항공 임직원들과 취재진에게 조속한 사고 수습을 위해 힘써줄 것을 당부. ○…국민회의 신기하 의원은 당초 아시아나 비행기를 이용, 괌으로 떠날 예정이었으나 귀국편 좌석이 확보되지 않아 대한항공으로 변경했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확인. 아시아나항공 광주지사에 따르면 신의원은 최근 서울발 괌행 출국 및 사이판발 서울행 항공권 구입을 요구, 출국 탑승권은 예약됐으나 귀국편이 예약자가 넘쳐 탑승권 확보가 어렵게 되자 며칠뒤 대한항공편으로 출국했다는 것. ○…KAL기 희생자 유가족과 대한항공은 유가족들의 괌 사고현장 방문과 관련, 6일 하오10시 임시 특별기편으로 사고가족당 2명씩을 보내기로 최종 합의. 유가족들은 또 이날 별도로 모임을 갖고 15명으로 구성된 임시 대표자회의를 구성, 희생자 보상문제를 포함한 향후 일정을 논의키로 결정.【특별취재반】 ◎신기하의원 부부도 참변 대한항공 801편 항공기에는 국민회의 신기하의원(56), 김정숙씨(49)부부와 지구당 당직자, 광주시·구의원 등 22명과 신의원 일행을 안내한 쌍용항공 여행사 대표 김상옥씨(44) 등 모두 25명이 탑승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신의원 일행은 연례 당직자 해외연수를 위해 5일부터 11일까지 6박 7일 일정으로 5일 하오 출국, 괌으로 가던중 참변을 당했다. 사고기에는 동구지구당 소속의 고원춘 광주시의원과 염시형 광주시교육위원, 심우인 동구의회 의장, 곽성재, 강원식, 신 현, 이남수, 조진형 동구의회 의원 등 10여명의 핵심당직자가 탑승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신의원 비서 정태식씨(43), 당원인 정영학씨(41·청양건설 대표)와 정씨의 아내 유정례씨(38)등 가족들도 사고 항공기에 함께 타고 있었다. ◎삼성·현대·대우·LG등 주요기업 1∼3명탑승 생사확인에 애간장 삼성·현대·LG 등 주요기업들은 6일 이른 아침부터 대한항공 KE 801편 추락과 관련, 임직원들의 탑승여부를 일일이 확인하는 등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비행기에는 삼성·현대·LG·대우·기아등 주요 기업마다 1∼3명이 탑승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동부제강은 안기준전무가 탑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동부는 동부제강 판재사업본부장인 안기준 전무(52)와 부인 윤선규씨(50)가 탑승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우울한 분위기. 그룹측은 안전무부부가 휴가를 즐기기 위해 사고비행기에 탑승, 괌으로 가던 중이었다고 밝혔다. 동부는 혹시나 모를 생존가능성에 대비, 대한항공을 통해 생존여부확인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아직 확인되지 않아 애를 태우고 있다. ○…삼성은 이날 상오 7시 출근하자 마자 그룹 전산망인 싱글 등을 통해 직원들의 사고기 탑승여부를 확인, 3명의 직원이 탑승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생존여부 확인에 부심. 사고기에는 삼성생명의 김종철 의정부지점 업무차장(45) 등이 사고비행기로 여름휴가를 떠난 것으로 확인. ○…이번 사고기에 현대해상의 김태동부장 가족 4명이 탑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부장은 휴가차 떠났다가 참변을 당했다고 현대는 설명. ○…LG는 이날 상오 탑승자명단에 구자경명예회장의 이름이 거론되면서 탑승여부를 묻는 문의전화가 쇄도, 해명하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이 비행기에 탑승한 구자경씨는 자체조사 결과 미국국적을 가진 동명이인으로 확인. ○…대우는 대우전자 영상사업부문 경영기획팀의 김기언 과장(37)부부가 사고비행기로 휴가를 떠났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 생존여부 확인에 비상. ○…사고기에 기아그룹 여직원이 탑승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가뜩이나 침체된 그룹분위기가 더욱 침울한 상황. 아시아자동차판매 버스영업부에 근무해 온 최연회씨(22)는 약혼자와 함께 사고기를 탔다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최씨는 오는 11월 결혼할 예정이었다고. ○…조양호 한진그룹부회장 겸 대한항공사장은 이날 상오 심리택대책본부장등 합동조사반 일행과 함께 A300 특별기편으로 괌사고 현장으로 날아가 사고조사를 진두지휘하는 등 사태수습에 총력. 한진은 이번 사고로 항공사로서의 대외이미지가 크게 실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산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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