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자금수요 증가와 1,400선 돌파에 따른 차익실현 욕구가 맞물리면서 국내 펀드로의 자금유입이 주춤하고 있다. 특히 배당기산일이 다가오면서 배당락에 대비한 환매까지 겹치자 투신권이 대규모 매도에 나서며 증시의 상승 탄력을 둔화시키고 있다. 하지만 펀드 환매 및 투신권 매도세를 기조적인 것으로 보기는 어려우며 내년 ‘1월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히 유효한 만큼 펀드로 자금이 다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1,400 회복 후 자금유출, 투신 연일 순매도=코스피지수가 1,400선을 회복한 후 국내 펀드에서 환매가 잇따르면서 투신들의 매도세도 이어지는 모습이다. 자산운용협회 및 펀드평가사 등에 따르면 지난달 14일 국내에 투자하는 주식형펀드 및 재간접투자펀드(FOF)의 설정액은 34조4,207억원이었으나 지난 21일 현재 34조3,890억원으로 317억원 감소했다. 이 기간 결산 후 재투자된 자금이 3,356억원으로 추정되고 있어 실제 자금유출 규모는 3,673억원에 달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같은 기간 해외에 투자하거나 국내외 자산에 동시에 투자하는 주식형펀드 및 FOF의 설정액은 이 기간 재투자 자금 4,997억원을 제외해도 1조3,056억원이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코스피지수가 재차 1,400선을 넘어서면서 원본을 회복했거나 이익이 발생한 투자자 중 일부가 차익실현에 나섰으며 일부는 해외펀드로 갈아탄 것으로 분석된다. 또 자산운용협회 집계에 따르면 주식형펀드에서 21일 하루 동안 무려 3,877억원이 빠져나가는 등 15일 이후 5거래일 동안 6,990억원이 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국내 펀드에서 환매가 잇따르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 투신에서는 연일 주식을 팔고 있다. 투신은 26일 1,030억원을 순매도했으며 이 영향으로 코스피지수는 장중 1,430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투신은 이달 들어서만 1조5,000억원을 순매도했다. ◇기조적 환매ㆍ매도세는 아닌 듯=전문가들은 이 같은 펀드 자금유출 및 투신의 매도세가 기조적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춘수 대한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국내 주식형펀드 자금 중 일부가 해외로 빠져나가면서 상대적으로 자금유입이 둔화된 것으로 느껴지고 있지만 전체적인 흐름으로 볼 때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통상 연말에는 기관투자가들이 자금을 환매했다가 연초에 재집행 하는 경향이 있는 만큼 내년에 다시 자금유입이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또 올해 횡보세를 나타냈던 국내 증시가 내년에는 상승추세가 복원되면서 해외 증시에 비해 상대적인 매력이 부각될 것이란 점도 수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내년에는 해외 증시보다 국내 증시의 매력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내년에는 해외투자 열기가 올해보다 다소 식으면서 국내 증시의 수급개선에 기여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