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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삼성 인사 담당자 '합격으로 가는 면접의 기술'
입력2009.12.07 19:12:10
수정
2009.12.07 19:12:10
'하룻밤에 끝내는 면접의 키포인트' 출간 이 근 면 삼성 광통신 대표
| 이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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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자격증 취득을 위해서는 수개월씩 투자하면서 당락을 좌우하는 면접은 소홀히 하는 취업생들에게 면접의 중요성을 알리고 싶어 쓰게 됐습니다."
삼성그룹에서 30여년간 인사관리 부문을 맡았던 이근면(57) 삼성광통신 대표이사는 7일 면접의 철학과 노하우를 담은 '하룻밤에 끝내는 면접의 키포인트 55(위즈덤하우스 펴냄)'를 쓰게 된 배경을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서류전형ㆍ필기시험보다 면접을 통해 최종 선발하는 방식으로 주요 기업의 채용 전략이 바뀌었는데 취업생들은 아직도 이른바 '스펙 쌓기'에 바빠 면접을 간과하는 듯하다"며 "운동경기에서 예선을 통과했다고 트로피를 거머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SKY(서울대ㆍ고려대ㆍ연세대) 출신으로 스펙이 완벽한 사람들은 개인적으로 똑똑할지는 모르지만 기업에서는 더불어 함께 일하면서 성과를 낼 수 있는 사람을 선호하기 때문에 학벌로 위축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책 속에 취업 성공기(success story)를 담은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어떻게 어려운 취업의 관문을 뚫었는지에 대한 선배들의 육성"이라며 "잘나가는 SKY 출신은 한 명도 없어요. 누구나 노력하면 취업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북돋워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정의한 면접은 내 이야기로 상대방(평가자)을 설득하는 과정이다. 나를 제대로 알리기 위해 그는 '꾸밈'과 '보임'이라는 개념을 제시한다. 그는 "아름답게 보이려 애쓰는 것이 '꾸밈'이라면 '나'라는 인물이 잘 드러날 수 있게 연습하는 것이 '보임'"이라고 정의한다. 조각의 콘트라포스토가 바로 보임의 결정체라고 인용하는 그는 "상반신과 하반신을 반대로 비틀어 신체의 근육을 드러내는 콘트라포스토 포즈처럼 보임은 역동적이면서도 자연스럽다"며 "물이 스며들듯이 자연스럽게 나의 독창성을 드러내 보이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책은 출간 3주 만에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그는 "면접의 기술이나 요령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면접의 의미를 곱씹어볼 수 있도록 다양한 측면에서 접근했다"며 "평소에 보임을 위해 준비해야겠지만 면접 전날 밤 급하게 읽어도 현장에서의 큰 실수는 많이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980년대 삼성그룹 공채에서 최초로 여성 대졸 신입생 10명을 한꺼번에 선발하는 모험을 단행할 정도로 여성 인력에 관심이 높은 그는 여성 취업생들과 기업에 대한 당부의 말도 아끼지 않았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리더는 협동과 희생이라는 덕목을 갖춰야 합니다. 남성은 취업 후 직장에 올인하는 경우가 많은데 여성들은 동기 부여가 되지 않으면 성과를 내기 어려워요. 여성들은 스스로 직업관에 대해 깊이 고민해야 하고 기업은 남성 중심의 리더 양성 교육을 벗어나 여성의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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