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토피아] UCC가 대선 패러다임 바꾼다 美민주당 유튜브 토론회 4,550만건 페이지뷰‘위력’후보들 캠프내 전담팀·관련사이트등 구성 적극 홍보유권자 단순한 청중 벗어나 토론 참여자 역할 가능내용 엄격 규제로“UCC 진정한 의미 퇴색” 지적도 송영규 기자 skomg@sed.co.kr 관련기사 UCC가 대선 패러다임 바꾼다 포털도 UCC 대선戰 '후끈' 대선 후보들 UCC대선 어떻게 준비하나 이통사 체험매장은 테마 문화공간? 휴대폰으로 PC콘텐츠 즐긴다 이통사들 "제휴카드 쓰면 요금 깎아줘요" 모바일 콘텐츠 미래 밝힌다 IT업체 "中企시장 공략하라" 3G 휴대폰 '스피드 업' 신작 온라인 게임 쏟아진다 한빛소프트 '헬게이트:런던' 넥슨 'SP1' 네오위즈게임즈 '아바' 그라비티 '라그나로크 온라인2' 스마트폰 '울트라 메시징' 인기예감 레인콤 '딕플 D5' 삼성테크윈 '블루 L83T' 유경테크놀로지스, 빌립 X7 어두운 화면, 그 뒤로 긴장된 배경음악이 흐른다. 그리고 등장하는 문구 ‘*** 최측근 대폭로’ ‘나는 ***의 숨겨진 여자였다’. 등장하는 인물의 얼굴에는 모자이크 처리가 돼 있고 가성 처리된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해당 후보를 비방하는 홍보물로 생각되는 순간 모자이크가 거치며 후보자의 부인이 짜~쟌 하고 나타나 ‘숨겨진 여자는 바로 나’라며 반전이 이뤄진다. 또 다른 후보의 UCC 동영상에는 아줌마와 치어리더가 동시에 등장한다. 온몸을 흔들며 후보를 지지하는 아줌마와 늘씬한 아가씨가 치어리더로 나와 춤을 추며 박수를 유도한다. 하지만 아가씨들은 아줌마들의 열정적인 응원에 기가 눌린 듯한 모습을 보인다. 한나라당 모 후보의 동영상 홍보물인 ‘아줌마와 치어리더’라는 홍보물이다. 대통령 선거와 여야의 대선 후보 결정이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UCC가 갈수록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특히 UCC열풍이 국내외에서 몰아치며 대선 판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잇따르면서 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 미국 CNN방송이 민주당 후보들을 대상으로 사상 처음으로 실시한 ‘유튜브 토론회’에서는 3,000여편의 동영상UCC가 몰려들었다. 또 260만명이 TV를 통해 이를 시청했고 웹사이트에서는 4,550만건의 페이지뷰가 기록됐다. TV토론만은 진행했던 MSNBC가 230만명의 시청자를 끌어들였던 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다. 우리나라 정계에서는 이미 5년전 인터넷의 위력을 실감한 적이 있다. 지난 2002년 대선때 노무현 당시 민주당 후보가 ‘인터넷 바람’을 일으키며 막판 역전을 일궈낸 것이 바로 그것. 따라서 각 후보들은 UCC를 올해 대선의 핵심 변수로 지목하고 캠프내 전담팀을 구성하고 관련사이트를 마련,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는 등 ‘넷심(Net心)’을 얻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UCC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것은 휴대폰과 무선 인터넷 등 모바일 기술의 급속한 발전과 무관하지 않다. 이전에는 동영상 등의 제작 공간이 사무실이나 집안 등으로 한정됐고 따라서 시간적으로 제한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제한이 거의 완전히 무너졌다. 최근 고속상향패캣접속(HSUPA), 와이브로(모바일 WiMax) 등 고속데이터 기술이 발전하면서 왠 만한 동영상은 그 자리에서 찍어서 바로 인터넷에 올릴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이제 휴대폰을 가지고 다니다가 길에서 관심을 끌만한 내용이 있으면 바로 찍어서 올릴 수도 있고 친구들과 만나 재미있는 UCC 작품을 만들 수도 있다. 모바일이 시간과 공간의 장벽을 무너뜨리면서 UCC가 더욱 비약적으로 발전하게 된 것이다. 선거에서 UCC의 역할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UCC토론회가 확산되면서 유권자들은 이전의 단순한 ‘청중’에서 벗어나 직접 후보자에게 영향력을 미치는 ‘참여자’의 역할을 담당한다. 지난 23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찰스턴의 시터델 사관학교 안에서 CNN 주최로 열린 미국 민주당 대선 예비주자들에 대한 토론회는 그 대표적인 예. 질문을 하는 사람들은 패널이나 기자가 아니었다. 질문자는 단상 왼편에 마련된 대형 스크린에서 상영된 UCC였다. ‘필리엄(Filiam)’이라는 이름의 눈사람이 나와 자신의 아들이 온난화로 녹아버릴 수도 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한 UCC는 전세계적인 관심을 끌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와 비슷한 장면을 볼 수 있었다. 지난 9일 한국의 한 케이블 방송국 스튜디오안에서는 한나라당 대선주자 4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10여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유권자들이 만든 UCC 화면속의 질문내용을 들은 후 때로는 상대 후보의 약점을 들쳐내고 때로는 자신의 역량을 과시하며 유권자의 표심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럼에도 우리나라에서 UCC를 통해 선거에 무제한적인 영향력을 미치기는 쉽지 않다. 선거관리위원회에서 ▦특정후보의 낙선 또는 당선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 금지 ▦단순 의견개진의 반복 금지 ▦퍼나르기 제한 등 UCC의 내용을 엄격하게 규정하면서 사실상 UCC의 의미가 퇴색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각 포털사이트에서 ‘UCC대선’을 주요 코너로 마련하면서도 실제 내용에 있어서는 뉴스나 후보자들이 만든 UCC로만 채우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UCC공간이 유권자들의 표심을 표현하는 참여 공간이라기 보다는 후보자들의 홍보 공간으로 전략하고 있다는 비판이 등장하고 있다. 입력시간 : 2007/08/16 09: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