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협정문에서 눈에 띄는 것은 농산물 세이프가드 세부 대상 품목과 발동 기준이다. 아울러 사과ㆍ배 등 일부 품목의 경우 품종별로 관세철폐 기간 등이 다르게 적용되는 것 등을 들 수 있다. 일례로 후지 사과는 관세철폐 기간이 20년이나 기타 품종은 10년으로 돼 있다. 사과는 농산물 세이프가드가 적용되는데 기간도 후지는 23년, 기타는 10년 등으로 다르다. 하지만 세이프가드 발동 조건이 물량 기준으로 돼 있는데 국내 소비량과 비교해 봤을 때 실제 우리 정부가 긴급수입제한 조치 등을 취하기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부가 공개한 이번 협정문을 보면 농산품의 경우 품목 수 기준으로 37.9%, 수입액 기준으로 55.8%가 한미 FTA 발효 후 즉시 관세가 사라진다. 한편 미국은 라면ㆍ삼계탕 등 1,060개 품목을 즉시 관세 철폐하기로 했다. 정부는 대미 수출 100만달러 이상 품목의 상당수가 즉시 혹은 단기 관세철폐군에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농산물 세이프가드, 품목과 어떻게 운영되나=HS(세번) 10단위 기준으로 농산물 세이프가드가 적용되는 품목은 총 75개(실품목 기준 30개)다. 세부적으로는 신선ㆍ냉장ㆍ냉동 쇠고기, 돼지고기(냉장 삼겹살ㆍ갈비ㆍ목살 등), 양파, 마늘, 고추(고춧가루 포함), 메밀, 인삼, 참기름, 설탕 등이다. 단 발동 기준은 물량 기준으로 정했다. 즉 일정 물량 이상 수입될 때만 우리가 세이프가드를 적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물량은 관세 철폐 기간 동안 매해 늘어나게 되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 예를 들어 쇠고기는 발효 첫해에는 27만톤 이상 수입돼야 세이프가드 요건을 총족하며 그 뒤부터는 매년 6,000톤가량이 증가한다. 돼지고기도 첫해 8,250톤에서 매년 6% 이상 물량이 늘어가게 된다. 한마디로 단계적으로 관세가 인하될수록 세이프가드 발동 기준이 되는 물량도 늘어나게 된다. 일부에서는 국내 소비량을 고려해봤을 때 이 같은 물량 기준하에서는 우리가 세이프가드를 발동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세이프가드는 관세가 철폐되면 적용할 수 없으나 한미 양측은 일부 품목에 대해서는 철폐 후에도 일정 기간 동안 운영하기로 합의했다. ◇사과ㆍ배라도 품종에 따라 달라=아울러 같은 농산물이라도 품종에 따라 관세철폐가 다르다. 예를 들어 사과는 우리가 주로 생산하는 후지의 경우 20년에 걸쳐 관세가 사라진다. 반면 그 외 품종은 관세 철폐기간이 10년이다. 사과는 모두 세이프가드 대상 품목인데 후지는 기간이 23년이고 다른 품종은 10년으로 돼 있다. 배도 동양배 품종은 관세 철폐 기간이 20년으로 돼 있으나 기타 품종은 10년으로 규정돼 있다. 한국의 즉시 관세철폐 품목은 총 585개. 품목 수 기준으로 37.9%다. 세부 농산물은 오렌지주스(내동), 포도주스, 커피, 포도주, 밀, 사료용 옥수수, 사료용 완두, 면화ㆍ마, 화훼류 등이다. 반면 미국 측의 경우 라면, 삼계탕, 배, 조제식료품, 음료, 주류, 간장, 신선 포도주스. 냉동 오렌지주스 등 1,060개 품목의 관세를 즉시 없애기로 했다. 이 품목들의 비중은 품목 수 기준으로 전체의 58.5%, 대미(對美) 수출액 기준으로는 82.0%에 해당한다. 그러나 미국 측의 민감품목인 낙농품ㆍ설탕ㆍ쇠고기 등은 10년 이상에 걸쳐 관세를 철폐하거나 TRQ를 설정하는 선에서 합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