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오는 27일(현지시간) 개막하는 2012년 런던 올림픽에 앞서 영국의 현대미술을 먼저 만나보는 의미 있는 전시회가 열린다.
사간동 갤러리현대는 오는 24일부터 영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yBa(young British artistsㆍ젊은 영국 작가들)의 대표 작가 6인의 그룹전 '쿨 브리타니아(Cool Britannia)'를 개최한다. 영국 현대미술의 '국가대표'가 총출동한 전시다. '쿨 브리타니아'는 토니 블레어 전 영국총리가 이끄는 노동당 정부가 예술 분야를 통해 '멋진 영국'의 새로운 이미지를 구축하고 경제 부흥을 꾀하자는 취지의 정책이자 구호였다. 이는 영국 yBa의 탄생 배경이 됐고 세계 미술계는 영국의 현대미술을 주목하게 됐다.
영국 현대미술은 인간의 삶ㆍ죽음ㆍ사랑ㆍ휴머니티 등 익숙한 주제를 다루되 방법적으로는 ▦매체의 다양성 ▦새로운 시각적 충격 ▦현대적 감수성과 결합한 철학적 의미를 보여준다. 하지만 세계적인 거물 컬렉터 찰스 사치, 현대미술의 이단아 데미언 허스트 등의 활약으로 1990년대 말~2000년대 초반에 영국 현대미술가들의 작품값은 유례없이 급상승했고 한편에서는 시장성과 상업성에만 과도하게 초점이 맞춰지는 부작용도 낳았다. 이번 전시는 1980년대 이후부터 동시대 국제미술의 흐름을 주도해 온 영국 현대미술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안토니 곰리(Antony Gormley)는 신체를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도구라 여겨 자신의 몸을 주물로 본떠 설치하는 작업을 한다. 작품화 된 자신의 몸과 외부의 관계를 탐구하면서, 과거 조각의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동시대 최고의 조각가로 평가받고 있다. 1994년 영국 최고의 미술상인 '터너 상'의 수상자이며, 영국 왕실로부터 공로 훈장도 받았다.
트레이시 에민(Tracey Emin)은 사랑ㆍ이별ㆍ낙태ㆍ가족, 등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과 이를 통한 감정을 주 소재로 삶을 고백하는듯한 작품을 선보인다. 특히 어둠속에서 황홀한 빛을 내는 네온사인을 작업은 직설적 어투를 통해 더욱 강렬한 인상으로 관객과 소통한다. 2007년에 여성작가로는 두 번째로 베니스비엔날레 영국관 대표작가로 참가했다.
자신의 혈액을 뽑아 얼린 조각품 '셀프'로 유명한 마크 퀸(Marc Quinn)의 주제는 '생명'이다. 아기의 태반으로 아들 루카스의 두상을 만든 '루카스', 선천적으로 팔다리가 없이 태어난 여류 화가의 임신한 나체를 조각한 '임신한 앨리슨 래퍼', 22주된 태아가 손을 모은 모습을 해골 모양으로 빚은 '천사' 등 작품은 선정적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인간의 고귀한 삶을 이야기 한다.
기하학적 추상회화로 유명한 사라 모리스(Sarah Morris)는 도시, 클립, 코일 등의 특정 이미지에서 영감을 받아 반복적인 기하추상적 형태를 화폭에 담는다. 게리 흄(Gary Hume)은 알루미늄이나 MDF 위에 가정용 광택 페인트를 질료로 사용해 대중문화 속 이미지와 복제물의 이미지를 인공적인 색채로 단순하게 표현한다. 1999년에 베니스비엔날레 영국관 대표작가로 단독 출품했었다.
국내에서 처음 전시하는 할란드 밀러(Harland Miller)는 공공장소의 문(門)을 그려서 유명해진 소설가 출신의 작가다. 영국의 유명 출판사인 '펭귄북스(Penguin Books)'의 겉 표지를 소재로 냉소적인 풍자성 회화작업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올림픽 기간 내내 이어져 8월19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02)2287- 3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