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미 다우지수] 10,000선 붕괴 위기

심리적 마지노선인 1만선이 붕괴될 경우 한국 등 세계 금융시장에도 일파만파의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 때문에 국제금융계의 관심은 온통 다우 지수의 향배에 쏠려 있다.더욱이 지난 79년 블랙 먼데이를 초래했던 「잔인한 10월」까지 겹쳐지면서 1만 포인트를 돌파했던 지난 3월의 축제 분위기는 자취를 감춘 채 대세 상승국면의 종말이라는 다소 성급한 견해마저 제기되고 있다. 다우 지수는 29일 등락을 거듭한 끝에 전일보다 62.05포인트(0.6%)나 하락, 1만213.48포인트에 마감됐다. 이는 지난 8월26일의 최고치에 비해 1,112포인트(9.8%)나 급락한 것이며 지난 4월 수준으로 밀려난 셈이다. 다우는 지난 28일 한때 222포인트(2.2%)나 폭락하는 등 최근 6일간 하락세를 지속했으며 S&P500 지수도 90년 이후 처음으로 3개월간 연속해서 떨어졌다. 미 증시가 이처럼 침체의 나락으로 떨어진 것은 국내외적으로 각종 악재가 잇따라 출현, 증시에 찬물을 끼얹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그 이유로 미국의 달러가치 하락, 무역적자 급증, 금리인상 불안등 3대 악재를 꼽고 있다. 여기에 기업들의 수익 악화, 원자제 가격 급등까지 겹쳐 투자자들은 앞다투어 주식 매각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실제로 월가의 저명한 애널리스트인 프루덴셜 증권의 랠프 아캄포라는 28일 『다우 지수가 1만선이 붕괴되는 것은 물론 최대 8,900선까지 밀려날 것』이라고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현재의 증시 주변여건이 블랙 먼데이를 연출했던 지난 97년의 10월 상황과 아주 흡사하다는 점도 비관론자들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97년 당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기준 금리를 0.5% 포인트 인상했으며 무역적자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달러화는 주요 통화에 대해 일제히 하락세를 면치 못했었다. D.E.쇼 증권의 단 마시손은 『외국인들이 자금을 빼내가는 바람에 달러화와 채권값이 동시에 떨어지고 금리는 상승하고 있다』면서 『투자자들은 다우 1만선을 먼 옛날의 일로 돌리려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영국의 HSBC은행은 최근 현재의 미 증시상황이 지난 80년대말의 일본·영국이나 94년의 멕시코 상황과 비슷하다는 내용의 충격적인 보고서를 내놓아 월가를 경악에 빠뜨렸다. 그러나 현재의 주가 수준이 최고치에 비해 10% 정도 하락, 단순한 조정국면에 불과하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은 편이다. 설령 1만선이 붕괴되더라도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뿐 장기적인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얘기다. 미국이 그동안 괄목할만한 생산성 향상을 달성한데다 인플레 현상도 거의 찾아볼 수 없기 때문에 여전히 주가상승을 탄탄하게 뒷받침해줄 수 있다는 게 낙관론자들의 주장이다. 따라서 이들은 FRB가 오는 5일 열리게 될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월가 투자가들은 지금 FRB의 선택방향을 숨죽여 지켜보고 있다. 정상범기자SSA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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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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