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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 공백·재원 문제 해결이 관건
[박근혜 인수위 숙제] ④ 군 복무기간 단축18개월로 복무 줄이면 2만명 이상 병력 부족부사관 3만명 채용땐 예산 1조 이상 더 필요
박준호기자 violator@sed.co.kr
자료사진=위 기사와 관련 없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인 병사의 군복무기간 단축은 필연적으로 병력 감축으로 이어진다. 국방부 등 군 당국은 2만명 이상 병력이 부족해진다는 이유로 신중한 추진을 주장하지만 박 당선인 측이 공약 이행을 강조하고 있고 이에 대한 찬성 의견도 만만치 않다.
병사의 복무기간을 단축하겠다는 박 당선인의 공약은 대선 전날인 지난해 12월18일 당시 마지막 유세에서 전격 발표됐다. 김장수 인수위원회 외교국방통일분과 간사는 11일 국방부의 인수위 업무보고 자리에서도 복무기간 단축이 박 당선인의 공약 사항임을 들어 이행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 복무기간은 '국방개혁2020'에 따라 2014년까지 단계적으로 18개월까지 줄어들 예정이었으나 2011년 2월 21개월로 동결됐다.
이에 반해 군은 만일 공약대로 병사의 복무기간이 줄어들면 당장 올해부터 2030년까지 연 평균 2만7,000명의 병역자원이 부족해진다고 주장한다. 이미 국방부의 '국방개혁기본계획'에 따르면 군 병력을 현행 63만6,000명에서 2022년까지 52만2,000명으로 줄이기로 돼 있다. 여기에서 2만7,000명이 더 부족해진다는 뜻이다. 군 당국은 출산율 저하의 영향으로 2020년 이후 병역 자원 부족 현상이 더 심각해져 2021년부터 2029년까지 부족한 병력 수가 6만~6만9,000명에 이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복무기간이 줄면서 병사의 숙련도가 떨어질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분석에 따르면 육군 병과별로 개인 숙련도를 고려한 최소 복무 필요 기간은 보병 16개월, 포병 17개월, 기갑 21개월, 통신 18개월, 정비 21개월 등이다.
하지만 군에 입대하는 전체 연령인 19~30세까지 대상을 확대하면 인원이 부족하지 않다는 반론도 있다. 또 병사의 복무기간을 줄이고 부사관 등 직업군인의 비중을 늘리는 게 군 장병의 숙련도를 높이고 나아가 군의 과학화ㆍ현대화와 연결된다는 점에서 찬성하는 의견도 적지 않다.
복무기간 단축으로 부족해진 병력은 부사관을 추가로 채용해 메운다는 게 박 당선인 측의 생각이다. 김 간사는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부사관을 1만명 증원하면 복무기간을 18개월로 단축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박 당선인이 공약으로 내걸었던 직업군인의 정년 연장도 복무기간 단축의 대책으로 꼽힌다.
군 내부의 계산과는 차이가 있어 보인다. 군 당국은 복무기간을 줄이면서 생기는 병력 부족을 해결하려면 부사관 3만명을 충원해야 한다고 본다. 여기에 드는 연간 인건비가 7,000억원 수준이고 부사관에게 제공되는 간부숙소 등 부대비용까지 합하면 예산이 1조원 이상 추가로 필요하다는 것이다. 군은 직업군인 정년 연장을 중장기 과제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