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공공기관 방만경영 질타 받는데… 우회 인상 논란

사내복지기금 1인당 2500만원으로 상향


과도한 복지제공 등 방만경영으로 국민적 질타를 받아온 공공기관들의 사내근로복지기금 출연금이 결국 상향 조정됐다. 저금리 기조로 운용수익이 급감해 안정적인 복지제공이 위협 받고 있다는 게 인상 명분이지만 정부가 공공기관의 복리후생비를 우회적으로 인상해준 것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23일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2015년도 공기업·준정부기관 예산편성지침'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당초 지난 17일 이 같은 방침을 확정할 예정이었으나 서울경제신문 보도로 미뤄졌다.

지침에 따르면 내년도 사내근로복지기금 출연금은 1인당 누적기준으로 2,000만원에서 2,500만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출연율 구간도 기존 3개에서 5개 구간으로 세분화해 수익의 많고 적음에 따라 공공기관별 기금 증액에 차별성을 뒀다.


이날 공운위는 총인건비 인상률을 3.8%로 설정하되 임금격차 해소와 소비촉진 등을 위해 고임금·저임금 기관 간 인상률을 1%포인트씩 차등 적용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현재 산업별 평균 임금의 110% 이상, 공공기관 평균의 120% 이상 공공기관은 내년 임금 인상분이 1.0%포인트 삭감된다. 반면 산업 평균의 90% 이하, 공공기관 평균의 70% 이하인 곳은 1.0%포인트 상향 적용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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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다른 공공기관에 비해 임금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금융권 공기업 노조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시스템(알리오)에 따르면 한국정책금융공사·한국거래소·예금보험공사 등 금융위원회 산하 12개 공공기관 직원의 올해 평균 연봉은 8,780만원에 달한다.

앞서 22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서울 은행회관 내 은행연합회장 사무실 앞 복도를 점거하고 "금융공기업의 임금 수준이 민간금융회사보다 높다고 하는 정부의 금융공기업 평균임금 계산법은 경력과 연차 등을 고려하지 않은 계산법으로 실제와는 큰 차이가 있다"고 반대투쟁에 돌입해 진통이 예상된다.

한편 정부는 중장기재무관리계획에 따라 내년도 부채비율을 210% 수준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예산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이밖에 정부는 내년에 도입되는 공사채 총량제를 준수하고 사업 영역에 따라 구분회계 정보를 산출해 부채감축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다는 복안이다.

이번에 확정된 예산편성지침에 따라 각 공공기관은 내년도 예산안을 확정해 알리오에 공개하게 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각 공공기관이 예산편성지침을 엄격하게 지킬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경영실적 평가 시 인건비 인상 지침의 위반 여부에 대해 점검을 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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