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일손놓은 병원 환자잇단 분통

집회소음 강력항의 외국항공사로 발길아파도 참고, 비행기 탈 일은 만들지 말고, 시위대로 꽉 막힌 도심은 피하고.. 13일 시민들은 정말 고된 하루를 보내야 했다. 게다가 정부마저 말로는 '강경대응'을 외치지만 정작 속 시원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자 시민들은 "왜 매번 열심히 살아가는 시민들만 피해를 입어야 하느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또 의료파업인가=환자와 시민들은 보건의료노조 소속 8개 종합병원의 간호사와 행정직원 등이 이날 파업에 들어가자 지난해 의사들의 파업에 악몽을 떠올리며 "아픈 사람들을 볼모로 또 이럴 수 있는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일부 병원에서는 파업 출정식 등 노조원들의 '집회 소음'에 환자들이 강력히 항의하는 모습이 눈에 띄기도 했다. 노모의 치료차 강남성모병원을 찾은 강모(68)씨는 "노조집회로 스피커에서 나오는 소음 등으로 인해 환자들이 도저히 견딜 수 없다"면서 "가장 정숙해야 할 병원에서 파업 출정식이라니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서울대병원에 입원 치료중인 서모(47)씨는 "아직까지 큰 불편은 없으나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될지 계속 입원은 할 수 있는 것인지 몰라 불안하다"면서 "병을 고치러 입원했다가 오히려 병을 더 악화시키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전병화 경실련 경제정의연구소 부국장은 "노동자들의 심정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가뭄으로 나라가 어려운 상황에 파업을 감행하는 것은 국민들의 지지를 얻기 어렵다"며 "정부도 강경대처, 공권력 투입 등만을 운운할 것이 아니라 최대한 성의 있는 자세로 조기타결에 최대한 힘써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틀째 발묶인 공항=양대 항공사 파업으로 인해 해외여행을 미루는 사람이 늘어서 인지 인천공항을 통한 출입국자는 평소에 비해 다소 줄었다. 또 조종사노조의 파업으로 대한항공 국제선운항이 이틀째 파행적으로 이뤄지자 승객들이 외국 항공사쪽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이로 인해 인천공항 3층 서편 외국항공사 체크인 카운터쪽에는 이른 아침부터 예약문의와 발권을 하려는 해외 여행객들로 북적거렸다. 무역업에 종사하는 재일교포 이모(52)씨는 "평소 대한항공을 이용해 거래처가 있는 일본을 찾았는데 앞으로는 외국 항공편을 이용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일본 ANA항공사 관계자는 "대한항공 등이 예약을 많이 돌려 대부분의 항공편이 만석으로 출발하고 있다"며 "갑자기 항공권을 구입하려는 승객들은 표를 구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무대응 성토=의료와 항공대란으로 화가 난 시민들은 정부의 무대응에 한층 더 강력한 목소리로 성토했다. 시민 오모(42)씨는 "사회가 극도의 혼란에 빠져있는데 정부는 무엇하고 있는 것이냐"며 "정부는 수차례나 불법파업과 시위를 엄단하겠다고 공언해 왔지만 결국 파업이 끝난후엔 흐지부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택시를 운전하는 김모(51)씨도 "도심 집회로 하루종일 차가 막혀 사납급도 채우지 못했다"면서 "경찰이 이 바쁜 시간에 차도에 시위 허가를 내준 이유가 도대체 뭐냐"고 따져 물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노동계 파업으로 하루 수천억의 수출 차질을 빚는데 정부는 대책이 없는 것 같다"면서 "각료들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해결책을 마련하려는 모습을 보여야 하지않겠냐"고 말했다. 최석영기자 한영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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