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무한경쟁시대 소비자 선택

유삼렬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회장

민주사회에서 국민들이 정치적 주권을 가지는 것처럼 시장경제에서는 소비자들이 경제적 주권을 가진다. 미디어 산업도 과거 개별 안테나로 지상파 방송만을 시청하던 시대에 난시청을 극복하고 다양한 콘텐츠를 접하고 싶어 하는 시청자들의 욕구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유료방송인 케이블TV가 출범해 서비스를 시작한 지 이제 10년이 돼가고 있고 위성방송과 곧 도입될 위성DMBㆍ지상파DMB서비스 등의 가세는 미디어 서비스 시장의 무한경쟁시대 돌입을 예고하고 있다. 케이블TV가 70%의 시청가구 점유율에 안주하지 못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치열하게 전개될 미디어 서비스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해답은 물론 소비자로부터 찾아야 한다. 개성이 중시되고 다양성이 존중되는 시대에 ‘시청자의 요구사항을 얼만큼 받아들일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은 주요한 과제로 남아 케이블TV 종사자들의 머릿속을 채우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케이블TV의 여러 가지 핵심적인 장점을 살려 시청자에게 인지시켜갈 수 있다면 이후의 경쟁에서도 승리해갈 수 있을 것이다. 케이블TV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디지털 본방송 서비스 준비를 마쳐 보다 다양한 방송통신 융합서비스의 제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또 업계의 화두가 되고 있는 하나의 셋톱박스를 이용한 TPS(Triple Play Serviceㆍ케이블방송+초고속인터넷+인터넷전화)도 속속 도입될 전망이다. TPS는 세 가지 상품을 하나의 서비스로 묶으면서 이용의 편리함과 가격 할인효과가 소비자에게 큰 혜택으로 돌아갈 수 있는 상품이다. 그러나 지역의 소규모 사업자가 가질 수밖에 없는 마케팅과 서비스의 부족 등 케이블 TV는 취약점을 안고 있다. 이는 최근에야 케이블TV산업에 대기업의 자본이 들어오게 됐고 아직 케이블TV간 겸영 규제가 풀리지 않아 인수합병을 통한 규모의 경제가 제대로 작용되지 않았던 것과 무관하지 않다. 정책적 실수로 인한 저가상품으로의 전락 또한 케이블TV 사업자들의 고객서비스 확충의지를 누르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유야 어찌됐든 이제 유료방송 시장도 보다 더 큰 생존경쟁의 회오리에 휩쓸리게 됐다. 위성방송과 같은 전국을 대상으로 규모 우위의 사업자와 경쟁하면서도 서비스에 있어서는 소비자로부터 동등한 기준으로 평가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 MSO(복수케이블TV사업자)들로부터 시작되고 있는 것과 같이 고객관계관리(CRM)시스템의 적극적 보완을 통해 서비스를 확충하고 시청자 불만 발생시 서비스 회복 활동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질 좋은 콘텐츠 확보 등 판매상품의 업그레이드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고객들로부터 신뢰를 받아가는 과정이다. 어느 산업에나 똑같이 적용되는 규칙은 바로 소비자 주권을 인정하고 이에 따르는 기업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소비자에게 신뢰를 주는 기업만이 소비자로부터 생산자로서의 주권도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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