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인재도 맞춤형으로 국내서 직접 키운다'
삼성, LG 등 국내 전자업계가 외국인 엘리트 발굴.육성에 발벗고 나섰다.
특히 최근 들어 글로벌화와 맞물려 해당 기업이 원하는 `맞춤형 인재'로 키우기위해 외국인 우수 인력을 소수 정예로 조기에 발굴, 국내 유수 대학과의 산학협력을통해 한국에서 직접 고강도로 전력화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어 주목된다.
21일 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다음달부터 시작하는 성균관대 경영대학원내MBA 과정에 직접 뽑은 외국인 학생 16명을 투입, 과정을 이수토록 할 예정이다.
이들은 중국, 러시아, 인도, 베트남, 우크라이나, 슬로바키아, 태국, 헝가리 등8개국 출신으로 현지 명문대를 상위 1∼3%의 성적으로 졸업한 수재들이다.
삼성전자측과 성대 경영대학원은 이들을 선발하기 위해 약 한달간 동남아, 동구권 등을 직접 돌아다녔다는 후문이다.
이들은 삼성전자로부터 학비, 숙식비 등 1인당 연간 약 2천500만원씩 지원받게되며 방학 기간을 활용, 삼성전자에서 인턴사원으로 경험을 쌓은 뒤 졸업 후 국내법인에서 2년, 해외에서 2년씩 근무하게 된다.
삼성전자는 이 MBA 과정에 작년 가을부터 외국인 엘리트들 참여시키고 있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작년부터 서울대 공대 전기.컴퓨터공학부 석사과정에도외국인 학생 10명을 보내고 있으며 앞으로 10년간 해당 전공의 외국 인력을 매년 10여명씩, 총 100여명을 뽑아 서울대에서 석사과정을 밟게 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CEO들도 해외 출장 마다 현지 우수 인력을 만나 기업설명회를갖고 면접을 실시하는 등 외국인 `인재 사냥'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해외 매출 비중이 8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글로벌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글로벌 핵심 멤버를 조기에 선점, 외국인 우수 R&D 인력 사전 확보 및 조기 전력화,현지법인의 경쟁력 강화 등 `세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겠다는 것.
한국으로 직접 데려와 앞선 정보기술(IT)과 기업 문화 및 비전을 직접 체험하게함으로써 한국화시켜 글로벌 거점별로 적재적소에 투입하겠다는 포석도 깔려있다.
LG전자도 산학연계 및 우수인력 채용의 일환으로 지난해 DM사업본부가 주축이돼 도입한 고유 프로그램인 `LG트랙'을 올해부터 외국인으로 대상을 확대했다.
이에 따라 LG전자가 직접 선발한 베트남 학생 4명이 회사측이 고려대에 개설한`주문형 석사' 과정을 1학기부터 수강하고 있고 2학기에는 베트남 학생 4명, 러시아학생 6명이 추가로 합류하게 된다.
LG전자는 현지법인 및 본사 임원, 교수 등으로 팀을 구성해 직접 현지에 나가현지 대학들이 추천한 인력풀을 토대로 선발 작업을 벌였으며 베트남의 경우만 하더라도 서류전형 경쟁률이 40대 1을 차지할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이들은 장학금 전액 지원 등 회사측의 전폭적 지지 아래 석사 과정 기간 회사측과 공동 프로젝트 및 세미나를 정기적으로 갖고 교내 LG전자 R&D 센터에서 연구활동을 진행한 뒤 과정 이수 후 LG전자 각 현지법인의 핵심 리더로 채용된다.
LG전자는 산학협력이 맺어진 대학에 설치된 `LG특론' 강의를 듣고 6개월간 LG전자에서 직접 인턴십을 거쳐 채용되는 방식의 학부생 대상 글로벌 인턴십 프로그램도가동, 고려대와 아주대에서 약 40명의 외국인 인력을 위탁교육시키고 있다.
LG전자는 내년에 선발 지역 대상을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으로 늘리는 것을 비롯, 장기적으로는 현지 법인이 있는 모든 국가로 확대할 방침이다.
LG전자는 이와 별도로 1년에 한차례씩 외국 우수 학생들을 LG전자로 초청, 전자제품 신기능 연구 등의 프로젝트를 수행하게 하는 프로그램도 실시하고 있다.
대우일렉트로닉스도 지난달 국내업계로는 최초로 전세계 44개 사업장, 5천여명의 해외 인력을 통합관리하는 글로벌 인사 시스템을 구축, 해외 우수인력 확보를 위한 시스템 재정비 작업을 완료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으로서는 세계의 최우수 인재를 맞춤형으로 단련시켜 곧바로 현장에 투입할 수 있고 외국인들로서도 세계 속에 우뚝 선 한국의 글로벌 기업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돼 윈-윈 전략인 셈"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