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국내골프계 아직 ‘겨울잠’

`국내 프로 골퍼들은 아직도 동계 훈련 중.` 지난 1월 첫 대회를 치른 미국 PGA투어를 시작으로 세계 각 투어가 2003 시즌에 돌입하고 있지만 국내 남녀 프로 골프계는 대회 개막을 한달 이상 남겨둔 채 여전히 겨울 잠에 빠져 있다. 최근 기온이 크게 오르면서 남부 지방에서는 봄 소식이 들리고 있어도 국내 프로 골퍼들은 대부분 요즘도 “동계 훈련 중”인 것이다. 특히 여자 프로 골퍼들은 개막전이 두 달 이상이나 남아 별 일 없이 “지난해까지 벌어 둔 돈을 쓰면서”생활하고 있는 실정이다. 11일 현재 국내 프로골프 대회 개막전으로 잡혀있는 경기는 남자의 경우 4월 24일 개막 예정인 호남오픈. 그러나 대회 장소가 아직 미정인 상태로 남아 선수들은 개최 여부에 확신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여자의 경우 현재로는 5월 23일 개막 예정인 한국여자오픈이 시즌 개막전이다. 지난해까지 개막전으로 치러졌던 마주앙여자오픈이 주최측의 요청에 따라 일정표 상 7월 초로 미뤄졌고 5월 중 창설될 예정이던 대규모 대회는 주최사가 바뀌는 우여곡절 속에 아직 개최 일정 및 규모를 확정하지 못했다. 개막전 시기를 지난해와 비교할 때 남자의 경우 지난해와 같지만 여자는 지난해 4월2일 마주앙여자오픈을 치렀던 것에 비해 2달 가까이 늦춰졌다. 이처럼 대회 시즌 개막 시기가 늦어지자 남자 프로골퍼 중 몇몇은 동남아 지역에서 전지 훈련을 하면서 이미 개막한 APGA투어에 참가하고 있다. 그러나 APGA 시드가 없는 선수들이나 아시아 대회가 거의 없는 여자프로골퍼들은 국내에서 레슨을 하며 생활비 벌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젊은 프로 골퍼들은 외국계 골프 교습업체나 외국에서 자격증을 취득했다며 골프 연습장에 자리를 잡은 티칭 프로 골퍼들에게 밀려 레슨 기회도 제대로 잡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호소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경주, 박세리, 김미현 등의 활약에 자극을 받아 프로골퍼를 직업으로 선택했던 신세대 중에는 `위기 의식`을 넘어 `좌절감`을 맛보고 있다고 토로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또 프로 데뷔를 꿈꾸는 아마추어 골퍼들은 대부분 국내 무대는 제쳐두고 일본이나 미국 등 외국무대에 곧바로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세워 자칫 국내 무대 공동화 현상이 생길 것으로 우려된다. 한편 골프계 관계자들은 “국내 경기 불안의 여파로 각 기업이 대회 개최 시기를 하반기로 미루거나 창설 의지를 접어 버려 프로골프대회 시즌 개막이 늦어지고 있다”며 “하지만 꾸준히 연습을 하면 일단 대회 개막 후에는 반드시 빛을 보게 될 것”이라며 선수들을 격려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의 김일곤 국장은 “한국여자오픈 전 주에 창설 대회를 시즌 개막전으로 치를 예정”이라며 “일정이 확정되는 대로 발표해 선수들의 동요를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진영기자 eagle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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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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