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김우중, 프랑스와의 각별한 인연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은 가족과 함께 1987년 프랑스 국적을 취득할 만큼 프랑스와 각별한 인연을 맺어왔다. '프랑스에 대한 특별한 기여'를 명분으로 1996년에는 프랑스 최고 영예의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았고 해외 유랑중에는 프랑스 기업의 고문으로 고용돼 월급을받기도 했다. 김 전회장은 프랑스 국적자라도 한국에서 있은 범법 행위에 대해서는 한국 사법당국의 처벌을 받게 되지만 프랑스 국적 소지자란 사실이 그에게는 외교적 보호막이됐다. 김 전회장은 1985년 프랑스에 본격 진출해 정ㆍ재계 실력자들과 두루 친분을 쌓으며 후원 세력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회장에 비판적인 좌파 일간리 리베라시옹는 그간 여러 차례 기사에서 김전회장이 1985년 로렌 지역 고문회의 의장이었던 제라르 롱게를 매개로 프랑스와 인연을 맺은 뒤 1980년대 후반에는 당시 총리였던 자크 시라크 현 대통령과 정기적으로 만나는 친분을 과시했다고 보도했다. 리베라시옹은 프랑스어를 한마디도 못하던 김 전회장이 부인과 두 자녀와 함께국적을 취득했다며 로렌 지방에 소규모 전자 레인지 공장을 세운 것이 국적 취득의충분한 이유가 될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김 전회장은 또 레지옹 도뇌르 훈장은 받은 1996년엔 알랭 쥐페 당시 총리의 적극 후원으로 프랑스 국영업체 톰슨 멀티미디어를 인수하려다 실패했다. 경쟁력 제고를 위해 민영화를 적극 추진하던 쥐페 총리는 톰슨 멀티 미디어에 단 1프랑의 가치 밖에 없다며 발언하며 김 전회장을 측면 지원해 여론의 반발을 사는 등 물의를 일으켰었다. 김 전회장은 1999년 중국 방문길에 종적을 감추고 해외 도피를 시작한 이래 베트남, 독일 등 여러 나라를 떠돌며 생활했으며 프랑스에도 여러 차례 드나든 것으로알려졌다. 프랑스에 거주하는 전 대우그룹의 관계자는 "지난해 까지만 해도 1년에 3~4 차례 파리에서 김 전회장을 만났지만 올해 들어서는 한번도 못 봤다"고 전했다. 2001년 3월에는 한국의 노동단체와 대우자동차 전 노조원 등으로 구성된 '체포결사대'가 니스에 있는 김 전회장의 별장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또 리옹 소재 인터폴 본부를 방문해 체포 협조를 요청하는 등 프랑스 여론의 관심을 끌었었다. 김 전회장과 프랑스의 각별한 인연은 지난 3월에 또 다시 화제가 됐다. 프랑스 차량 제작업체 로르 그룹의 로베르 로르 회장이 리베라시옹과 회견에서 자신이 김 전회장을 고문으로 채용해 월급을 주고 있으며 2003년 이래 김 전회장을서울, 프랑크푸르트, 프랑스 동부 뒤피갱에서 만났다고 주장했다. 로르 회장은 특히 '2003년 말에서 2004년 초 사이 서울 회동설'로 물의가 빚어지자 곧바로 서울이 아니라 중국이었다고 기사 내용을 번복했지만 김 전회장의 귀국을 앞두고 한국의 여론을 떠보려고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로르 회장의 이같은 주장은 김 전회장이 상당 기간을 독일의 모처에서 보내면서 프랑스와 접경인 알자스, 로렌 지방, 파리 등을 드나 들었다는 소문을 뒷받침해줬다. (파리=연합뉴스) 이성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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