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대선경선서 이명박 후보가 승리한 이유
홍재원기자 jwho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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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후보가 한나라당 대선 경선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큰 틀에서 이 후보의 강점은 기업 경험을 활용한 경제 전문가 이미지다. 또 지역을 넘나드는 높은 지지율과 탈정치 이미지 또한 ‘제3후보’를 찾곤 하던 대중의 표심을 잡는 중요 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정책적 우위 강조 외에 경선 내내 제기된 각종 의혹을 정면 돌파하는 데 실패했더라면, 또 북핵실험 등 외생 변수가 없었더라면 이 후보 탄생이 어려웠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대표 공약이 있었다=현대건설 최고경영자 출신인 이 후보가 특히 자신 있는 분야는 토목 건설 사업이다. 그는 이번 대선 경선 국면에서도 이를 적극 활용했다. 한반도 운하 구상을 발표, 전국적인 대형 공약으로 이미지를 확고히 했다.
물론 이에 대한 찬반이 팽팽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대표적 공약이 있고 논란거리가 된다는 것 자체로도 정치인으로서는 큰 성공으로 평가된다. 여기에 서울시장 재직 시절 청계천 복원이라는 가시적 성과가 겹쳐지면서 ‘일하는 지도자’ 이미지를 굳혀준 요인이 됐다.
◇검증 공세를 돌파했다=경선 내내 이 후보는 박근혜 후보 진영과 범여권의 도곡동 땅 차명소유 의혹, BBK 금융사기사건 연루 의혹, 위증교사 의혹 제기 등 각종 검증 공세에 시달렸다. 웬만한 후보 같으면 경선 완주도 어려워보이는 상황. 하지만 이 후보는 “모든 것을 걸겠다. 모두 사실이 아니다”고 말하며 정면 돌파했다.
정면 돌파엔 ‘경제 방탄’을 앞세웠다. 이 후보는 “그 시대의 도덕적 기준에서 벗어난 적이 없다” “모든 것으로 걸고 말하건대 사실이 아니다” 등 강온을 섞어가면서 “경제 하나만은 확실히 살려놓겠다”는 말로 위기 극복을 시도했다. 경선 선거인단과 여론이 이 후보의 손을 일단 들어준 것이다.
◇북핵 실험 등 외생요인=그는 이번 경선에서 지독하게 운이 좋은 편이었다는 얘기를 듣는다. 우선 이번 대선 전체를 경제 이슈가 관통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부동산 가격 폭등, 내수 침체, 주가 급등락 등 국민적 최대 관심사가 이 후보가 자신 있어 하는 경제 분야다.
더구나 지난해 10월 북한이 핵 실험을 하면서 사태 해결의 적격자로 이 후보가 꼽히기 시작, 추석 명절을 지나면서 이 후보가 1위 자리를 굳히는 결정타가 됐다. 이 외에도 그에 대한 검증 공세가 최고조에 달할 무렵 아프간 피랍 사태가 터져 국민적 관심이 흩어지는 등 시기별로 운이 따랐다.
◇치밀한 선거 전략=무엇보다도 그의 경선 전략이 상당히 치밀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6월 서울시장 퇴임 후에도 그는 탈 여의도 행보를 이어갔다. 경제 구상을 위한 탐사와 외곽 활동에 주력하고 여의도 정치엔 개입하지 않았다. 이는 신선한 인물을 바라는 국민적 기대를 충족시킨 측면이 있다는 분석이다.
올 들어 이 후보는 당내 조직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였다. 결과 당 장악력이 뛰어났던 박 후보를 제치고 조직 일선에서 우위를 보이기 시작했다. 또 지지율을 앞세운 ‘대세론’ 설파도 일부 효과를 봤다는 분석이다.
입력시간 : 2007/08/20 16: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