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는 대외변수에 취약하고 위기를 넘기기 급급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지만 광복과 6ㆍ25전쟁을 겪은 직후인 50년대를 떠올리면 ‘격세지감(隔世之感)’을 느낄 수 있다.
전쟁을 겪고 난 50년대는 물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시기였다.
미국의 원조정책에 영향을 받아 면방직, 제분, 제당 등 이른바 ‘삼백산업’이 공업화를 주도했다. 60년대 박정희 정권은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도입했다. 수출지향형 개방정책이 강화됐고 가발ㆍ합판ㆍ신발 등 경공업제품이 수출을 주도했다. 선진국이 자리를 내준 노동집약적 산업으로 먹고 살던 시기였다.
70년대 들어 경공업 위주 성장의 한계를 탈피하기 위해 중화학공업화가 진행된다. 정부는 철강ㆍ화학ㆍ비철금속ㆍ기계ㆍ조선ㆍ전자 등 6가지를 전략업종으로 선정했다. 흑백TV, 라디오 등이 주력상품으로 부상하기 시작했다. 이어 80년대엔 컬러TV, VCR 등 전자제품의 수출이 급증했고 자동차가 대표 수출상품으로 주목 받기 시작했다. 메모리ㆍ통신기기 등 첨단분야 진출이 시작됐다.
90년대부터 반도체, TFT LCD, CDMA휴대폰 등 일부 상품이 세계 1위로 발돋움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8월 정부는 21세기 신 성장동력 산업으로 지능형 로봇, 미래형 자동차, 차세대 이동통신 등 10개 분야를 지정했다. 이들 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해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를 열겠다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