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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제1회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에서 우승자 유소연(24·하나금융그룹)을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보던 고교 1년생 아마추어. 당시 공동 3위를 차지했던 소녀는 꼭 3년 뒤 같은 대회에서 감격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2014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대형 신인' 백규정(19·CJ오쇼핑)이 가장 먼저 2개의 우승컵을 수집하며 쟁쟁한 언니들의 경계 대상으로 떠올랐다. 백규정은 8일 롯데스카이힐 제주CC(파72·6,237야드)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1개로 3타를 줄여 최종합계 18언더파 199타를 기록, 2위 장하나(22·비씨카드)를 2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사흘 내리 선두를 달려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으로 장식한 백규정은 "프로 대회 우승의 꿈을 키웠던 대회이기 때문에 더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4월 넥센 마스터스 첫 우승 이후 5번째 대회 만에 다시 우승한 그는 신인왕 레이스에서 친구이자 경쟁자인 김민선(19·CJ오쇼핑)과의 격차를 더욱 벌렸다. 상금 1억원(시즌상금 2억4,255만원)을 받아 1위 장하나(2억7,735만원), 2위 허윤경(24·SBI저축은행·2억5,289만원)을 위협했고 우승 보너스로 내년 하와이에서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 출전 티켓도 챙겼다.
2라운드에서 6타 차의 리드를 잡은 백규정은 이날 여유 있는 우승이 예상됐다. 1번홀(파4) 어프로치 샷 버디와 2번홀(파4) 중거리 버디로 출발도 좋았다. 하지만 장하나가 8타, 지난해 신인왕 김효주(19·롯데)가 7타를 줄이며 추격해와 마음을 놓지 못했다. 16번홀(파4)에서는 1.5m 파 퍼트를 놓쳐 장하나에 2타 차까지 쫓겼다. 긴장되는 상황이었으나 백규정은 17번홀(파3)에서 티샷을 홀 바로 앞에 붙여 3타 차로 달아나며 '강심장'의 면모도 과시했다. 이정은(26·교촌F&B)이 2009년 세운 KLPGA 투어 54홀 최소타와 타이를 이룬 그는 마지막 홀(파5)에서 2m 남짓한 버디 퍼트가 살짝 빗나가 기록을 바꾸지는 못했다.
지난해 상금왕 장하나는 상금 1위에 올라선 것으로 위안을 삼았고 김효주는 올 시즌 최고인 3위(15언더파)를 차지했다. 지난주 E1 채리티오픈에서 우승한 허윤경은 공동 8위(8언더파), 직전 2개 대회에서 연속 준우승한 김하늘(26·비씨카드)은 공동 17위(6언더파)로 대회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