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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듈러 공법과 같은 공업식 대량주택 공급방안을 통해 통일시대를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대한건설협회는 24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대한건축학회와 공동으로 '급변하는 통일시대의 북한 주택 대량공급 방안'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통일시대 한반도가 직면하게 될 주거 문제에 대한 해소 방안을 제시했다.
사회주의 국가인 북한은 국가와 사회협동단체만이 주택을 소유할 수 있어 부동산 거래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주택공급도 국가가 전담하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재원과 인력 문제 등으로 적정 수준의 주택공급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국토연구원의 '북한의 주거실태와 주택투자 소요 추정(2008년)' 자료에 따르면 북한의 주택보급률을 지난 2006년 77~83% 수준이다. 여기에 2008년 북한 인구센서스 자료를 감안해 추정하면 2013년 현재 74~80% 수준으로 추정된다.
더욱이 평양과 일부 대도시를 제외한 지역은 대부분 임시주택일 만큼 지역과 계층 간 주거 수준 격차가 현격하다. 이렇다 보니 주택교환 형식을 빌려 웃돈을 주고 거래가 이뤄지는 이른바 '암시장'이 형성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용석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은 주택건설 재원과 자재부족으로 주민들이 요구하는 수준의 주택건설을 못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최근 들어 조립식 공법 등을 통해 주택생산의 공업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미나에서는 개혁·개방뿐만 아니라 향후 통일시대를 대비해 모듈러 공법을 북한 주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제시했다. 모듈러 공법은 공장에서 선조립된 단위 모듈(module)을 현장으로 운송해 간단히 조립하는 방식을 말한다. 기존 건축공법보다 공사기간은 50%, 원가는 25%가량 줄일 수 있다. 이미 일본에서는 연간 12만~15만가구가 공급될 정도로 보편화돼 있다.
포항산업과학연구원 가구조연구소의 하태휴 박사는 "모듈러 공법은 통일시대를 대비한 대량주택 공급 방안의 솔루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